말만 요란했던 LH의 ‘쇄신’…사표 쓴 임원들, 임기 끝났거나 한달 남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인적쇄신을 하겠다며 상임이사 4명의 사표를 수리했지만, 이들은 임기가 이미 끝났거나 임기 만료를 불과 한달 가량 남겨둔 것으로 확인돼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올라와있는 LH 임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 11일 사표가 수리된 4명의 LH 임원 중 국민주거복지본부장과 국토도시개발본부장의 임기는 지난달 25일까지로 이미 끝난 상태였다. 나머지 2명(부사장·공정경영혁신본부장) 임기도 다음달 30일로 불과 한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1일 철근 누락이 확인된 아파트가 기존 발표치보다 5곳이 더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상임이사 ‘전원’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했다. 같은날 박철흥 부사장, 하승호 국민주거복지본부장, 신경철 국토도시개발본부장, 오영오 공정경영혁신본부장 등 4명의 사표가 수리됐다.
어차피 그만둘 상임이사들을 앞세워 ‘눈가리고 아웅식’ 쇄신 발표를 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가장 최근에 임명된 박동선 지역균형발전본부장은 임기가 2025년 3월까지인데,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 LH 관계자는 “업무 공백 등을 우려해 한꺼번에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이사 7명 중 5명을 ‘전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과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상임이사진에는 사표를 낸 5명의 본부장 외에도 염호열 상임감사위원, 이 사장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염 감사위원 임기는 지난 4월29일로 이미 끝난 상태다. 이 사장은 자신의 거취를 정부의 뜻에 맡기겠다고 했다.
앞서 LH는 지난 2021년 부동산 투기 논란 때도 상임이사 4명을 경질했으나, 이 중 2명의 임기가 9일밖에 남지 않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경질된 4명의 상임이사 모두가 연봉 1억원에 가까운 LH사내대학 교수로 임기 2년을 보장받고 임용돼 ‘꼼수 쇄신’이란 지적이 나왔었다.
LH 상임이사는 재취업 금지 조항에 따라 퇴직 후 3년 간 LH 관련 일을 하는 민간회사 등 취업심사대상회사로의 취업이 금지된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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