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빼기 아니면 성에 안차… ‘미친 가성비’ 커피·얼음컵·하이볼 히트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8. 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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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이상 커피음료 인기
편의점 대용량 제품 매출 쑥
스타벅스 887㎖ ‘트렌타’ 호응
이디야 ‘엑스트라’도 25%↑
1.7ℓ 특대 하이볼까지 등장
15일 편의점 CU 매장에서 한 고객이 900㎖ 대용량의 커피음료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송경은 기자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음료 용량이 커지고 있다. 커피 전문점, 편의점 할 것 없이 500㎖ 이상, 1ℓ에 육박하는 대용량의 아이스 커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먹는 데다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가성비가 높은 대용량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까지 맞물리면서 더 많은 양의 시원한 음료를 섭취하려는 사람들로 대용량 음료의 인기가 치솟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15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에서 지난 6월부터 8월 13일까지 약 3개월 간 500㎖ 이상의 대용량 RTD(Ready to Drink·구매 후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제품) 커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RTD 커피 매출액은 8.9% 증가한 반면, 900㎖ 이상의 특대용량 RTD 커피는 63.5% 급증했다. 최근 들어 대용량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뚜렷해진 셈이다.

편의점 CU에서도 올해 1~7월 500㎖ 이상 대용량 RTD 커피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8% 늘었다. 이는 500㎖ 미만 RTD 커피 제품의 판매량 신장률(7.1%)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용량 음료를 선호하는 현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에서 400㎖를 넘어가는 대용량 커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대용량 제품이 다양화하면서 비중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지난달 20일 일부 아이스 커피·음료 3종을 대상으로 특대용량인 ‘트렌타(30온스·약 887㎖)’ 사이즈를 한정 출시했다. 아시아 지역 스타벅스에서 트렌타 사이즈를 운영하는 것은 한국이 최초다. 트렌타 사이즈 음료는 출시 후 2주 만에 누적 40만잔이 팔려나가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스타벅스는 15일 트렌타 사이즈로 주문 가능한 커피 상품을 ‘콜드 브루’ 1종에서 전체 아이스 커피로 확대했다.

이명훈 스타벅스 코리아 음료팀장은 “트렌타 음료 주문 건의 절반이 콜드 브루일 정도로 대용량 커피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높음을 체감하고 전체 아이스 커피를 트렌타 메뉴에 추가했다”며 “우선은 오는 9월 30일까지 트렌타 사이즈를 운영할 방침이나 앞으로의 판매 동향과 고객 반응을 토대로 추후 확대 운영 여부 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도 영향이 컸다. 이디야에 따르면, 7월 26일~8월 8일 2주간 전국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가장 큰 ‘엑스트라(약 709㎖)’ 사이즈의 음료 주문량이 직전 2주 대비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2월 이디야커피는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3200원으로 동결하고 기본 용량을 레귤러(420㎖)에서 라지(532㎖)로 키운 ‘NEW아메리카노’를 선보인 바 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887㎖ 대용량의 ‘트렌타’ 사이즈 음료를 사들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커피나 음료를 부어 먹는 편의점의 컵얼음도 대용량 제품이 대세다. 2019년까지만 해도 CU에서 판매된 컵얼음은 ‘일반 얼음컵(180g)’의 비중이 60.1%로 ‘빅 얼음컵(230g·39.9%)’보다 높았지만, 대용량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면서 벤티 사이즈(400g)가 출시된 지난 2021년에는 처음으로 54%의 비중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일반 컵얼음의 매출을 넘어섰다. 벤티 컵얼음은 지난 6월 누적 판매량이 2000만개를 넘어섰고, 올해 1~7월 기준 대용량(빅·벤티) 컵얼음의 판매 비중은 67.9%까지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에서도 7월 1일~8월 10일 기준 벤티 사이즈 컵얼음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기존 제품 대비 용량을 대폭 늘린 상품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고 남에게 보여주기를 즐기는 MZ세대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소비되고 있다. 식음료 업계가 잇달아 대용량 제품을 내놓는 또 다른 이유다.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는 지난 9일 일반적인 하이볼 용량(350~350㎖)보다 3~5배 큰 1.75ℓ의 특대용량 하이볼 메뉴인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을 출시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5월 31온스(917㎖) 대용량의 블라스트 2종과 커피 1종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7일에도 31온스로 주문 가능한 ‘핑크 리치 리프레셔’ 신제품을 내놨다.

커피나 음료 외에도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안주나 스낵, 삼갑김밥, 라면 같은 식품도 일반 제품보다 양이 2~3배 많은 대용량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 몸집 만한 1㎏의 특대용량 마른 안주 상품인 ‘꾸이 포대’나 GS25의 ‘넷플릭스 콤보팝콘(400g)’ 등이 대표적이다. SNS에서는 이들 상품을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이거 들고 있으면 얼굴 작아 보임” “인간 사료” 등 소비자들의 재미있는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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