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도 못버는데" 대리기사 70% 쓰는 티맵 '로지' 수수료↑

윤지혜 기자 2023. 8. 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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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가 인수한 대리운전 전화호출 중개업체 로지소프트(이하 로지)가 대리운전업체가 기사에 받을 수 있는 최대수수료를 20%에서 25%로 인상했다.

인상된 수수료는 수도권 일부업체에 적용되지만, 기사들은 로지가 국내 대리운전 전화호출 중개업계 1위 사업자인 만큼 조만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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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가 인수한 로지, '변동수수료' 추가
대리운전업체 최대 수수료 20%→25% 인상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인수한 대리운전 전화호출 중개업체 로지소프트(이하 로지)가 대리운전업체가 기사에 받을 수 있는 최대수수료를 20%에서 25%로 인상했다. 인상된 수수료는 수도권 일부업체에 적용되지만, 기사들은 로지가 국내 대리운전 전화호출 중개업계 1위 사업자인 만큼 조만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로지는 오는 16일부터 전화호출 중개 프로그램에 15~25%의 변동수수료 기능을 추가한다. 기존엔 대리운전업체가 기사로부터 20% 고정수수료를 받았으나, 앞으로는 수요·공급에 따라 15~25%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제 프로그램을 개편한 것이다. 사실상 최대 수수료율이 20%에서 25%로 인상된 셈이다.

다만 이는 로지가 아닌, 로지를 이용하는 대리운전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다. 로지는 대리운전업체로부터 기사당 하루 700원의 관제 프로그램 이용료만 받는다. '티맵모빌리티가 흑자전환을 위해 수수료를 인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회사 관계자는 "로지는 정액의 프로그램 이용료만 받기 때문에 이번 수수료 인상과 로지의 매출·수익구조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수료는 대리운전업체 몫…티맵과 관계無"
수수료 인상도 수도권 3개업체만 우선 적용된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로지에 '수수료를 올려받을 수 있게 프로그램을 개편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지난달부터 대리운전기사에도 산재보험이 적용되면서 업체의 보험료 부담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로지는 고객사의 요구를 뿌리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로지는 대리운전업체와 기사를 잇는 중개 플랫폼으로 업체의 수수료 정책에 관여하기 어렵다"라며 "다만 기사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도착지란 등에 20% 초과 수수료를 기재하고 호출을 받지 않는 기능도 동시에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앱호출 기반의 '티맵대리'의 경우 20% 수수료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업체가 로지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으로 갈아타면 막대한 인수비용을 들인 티맵모빌리티도 손해"라며 "업체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로지 지분 100%를 약 547억원에 인수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리운전 전화호출 시장에서 로지 점유율은 68.4%로 압도적 1위다.
대리기사 "최저시급도 못버는데…업체 횡포 과도"
대리운전기사들은 "수수료 인상 계획을 철회하라"며 즉각 반발했다. 수수료 외에도 업체에서 프로그램비·보험료·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에 따르면 수수료 등을 뺀 시간당 기사의 평균수익은 약 7000원으로 최저시급에도 못 미친다. 수수료까지 오르면 기사가 가져가는 몫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노조는 "대리운전요금은 업계 경쟁과 경기 악화로 하락하고 있는데 수수료까지 인상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면 이전보다 더 오래, 빨리, 많이 일해야 한다. 기사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이 위험해지고 있는 것"이라며 "기사가 현금인출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대리운전업체는 정부의 산재보험 경감대상이어서 부담률이 매우 낮은 데도, 이를 빌미로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또 수수료는 대리운전업체와 기사 간 문제이지만, 플랫폼사인 로지와 티맵모빌리티도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가 제품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네이버에 나서달라고 하는 격"이라며 티맵모빌리티와 로지에 책임을 묻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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