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사망자 99명으로 늘어···실종자 1300명에 신원 확인도 난항
전체 사망자 파악하는 데는 열흘 가까이 걸릴 듯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을 휩쓴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99명으로 늘어났다. 산불 발생 일주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1300여명에 이르는 가운데 실종자 수색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산불 피해 지역의 25%를 수색했다고 밝혔다. 그는 1만2000여명이 거주하던 마와이섬 서부 라하이나 마을 전체가 화재로 거의 전소됐다며 “희생자를 식별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가 며칠 안에 상당한 숫자로 증가할 것”이라며 “수색 대원들이 하루에 10~20명 정도만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이라 전체 사망자를 파악하는 데는 열흘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CBS에 말했다.
이 지역 주택이 거의 전소된 데다 화재로 인한 시신의 훼손 정도가 워낙 심해 수색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고 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지난 11일부터 수색팀과 시신 수색 훈련을 받은 탐지견 20마리를 마우이섬에 배치해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투입된 수색대 규모에 비해 피해 지역이 넓고 현지 기온마저 높아 구조견들의 수색도 더딘 상황이다. 라하이나가 속한 웨스트 마우이 지역에서 산불로 파괴된 건물은 2207채에 달한다.
지난 8일 산불이 발생한 후 실종자 수는 한 때 2000여명에 육박했지만, 화재로 끊겼던 휴대전화 통신이 복구되면서 헤어졌던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실종자 수는 여전히 1300명에 달한다.
수습된 사망자 가운데서도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실종자 가족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존 펠레티어 마우이 경찰서장은 “유해들이 금속까지 녹인 불을 통과한 상태”라며 “수색대가 유해를 수습할 때 그대로 부서져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DNA 검사를 해야 한다”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당국이 운영하는 가족지원센터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직 시신 수색 및 식별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마을에 돌아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마우이 카운티에 따르면 산불 발생 7일째로 접어든 이날 산불은 85% 가까이 진화된 상태다. 주 당국은 산불로 집을 잃은 4500여명의 이재민을 수용하기 위해 402개의 호텔 객실을 포함해 2000채의 임대 주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마우이 지역 160가구가 자신의 집을 이재민에게 개방했다. 주민 1400여명은 현재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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