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인생에 가장 큰 영향... '자유' 가치 일깨운 아버지

김현빈 2023. 8. 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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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기중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버지 그 이상의 존재였다.

20년 넘게 검찰 생활을 했던 윤 대통령이 '자유'와 '시장경제'를 국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게 된 배경에도 윤 교수의 영향이 컸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 아버지를 따라 도쿄에 왔다'라는 제목으로 윤 교수가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일본에서 지낸 윤 대통령의 유년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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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생전 윤 대통령에게 한 마지막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윤 교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4월 2일 윤 명예교수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위해 투표소로 들어오는 모습. 뉴스1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윤석열 대통령, 올 2월 연세대 졸업식 축사에서
“양국 간 인적 교류는 제 부친께서도 기여하신 분야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이번 베트남 국빈방문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
윤 대통령, 6월 베트남 언론 인터뷰

고 윤기중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버지 그 이상의 존재였다. 20년 넘게 검찰 생활을 했던 윤 대통령이 ‘자유’와 ‘시장경제’를 국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게 된 배경에도 윤 교수의 영향이 컸다. ‘검사 윤석열’이 자유라는 말에 심취됐던 것은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라는 책 때문이었는데, 이 책을 추천해 준 것 역시 아버지 윤 교수였다.

자유주의 성향의 경제학자인 윤 교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공주농업고등학교를 마치고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1956년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을 수료하고 1966~68년 일본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을 다닌 뒤 귀국해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다.

윤 대통령은 늘 부친과 함께였다.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고 정치 선언을 하기 전이던 2021년 4월 2일 윤 대통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장에 윤 교수와 함께 등장했다. 거동이 불편한 윤 교수를 윤 대통령이 바로 옆에서 부축하며 투표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윤 교수는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아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뒤 윤 교수는 한 차례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다. 2022년 7월쯤 청와대에서 옮긴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을 둘러보고 격려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며느리 김건희 여사와 저녁식사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윤 교수와의 일화를 대내외에 자주 언급하곤 했다. 윤 대통령은 올 2월 연세대 졸업식 축사에서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6월 베트남 국빈방문 계기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양국 간 인적 교류는 제 부친께서도 기여하신 분야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이번 베트남 국빈방문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3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당시에도 부친이 조명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 아버지를 따라 도쿄에 왔다’라는 제목으로 윤 교수가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일본에서 지낸 윤 대통령의 유년기를 소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윤 교수가 의식이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한 마지막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였다"고 전했다. 이날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이 광복절 행사를 마치고 병실에 도착한 뒤 20분 뒤에 별세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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