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 “中 경제 둔화는 美경제에도 리스크 요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14일(현지 시각) 중국 경제 불안이 미국 경제에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노동조합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중국의 둔화는 이웃 아시아 국가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미국에도 어느 정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다만 미국 경제 전망을 좋게 본다면서 일단은 중국 경제 문제를 “리스크(위험 요인)라고 하자”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경제 문제에 대해 ‘시한폭탄(time bomb)’이라는 표현을 쓴 데 뒤이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타주에서 열린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과 높은 실업률 등을 지적하면서 “중국은 많은 경우에서 똑딱거리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 루블화 약세도 언급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이날 17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루블화 가치 하락은 우리와 동맹국의 제재 프로그램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러시아 경제에 손실을 초래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한 것이 세계 식량 가격을 상승시키고 최빈국들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중국 성장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위험요인이 있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성장세가 둔화하기는 하지만 견조하며 고용시장은 매우 굳건하고 인플레이션도 잦아들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매우 좋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노조 행사 연설에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의 성과를 열거하며 “IRA 덕분으로 이 나라 경제 구석구석에 전반적인 부양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1년 1월 이후 제조업과 클린 에너지 분야에 5천억달러 규모 투자가 약속됐다”며 “공장 건설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미국만의 고유한 일이다.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없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IRA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기후 변화 조치”라며 “이는 또한 낙후한 지역에서 경제 부흥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클린 에너지 분야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오늘날 배터리부터 태양광 패널, 광물 등 클린 에너지 분야 핵심 생산은 한 줌의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병목 현상을 줄이고, 혼란을 최소화하며 우리 경제 안보를 보호하는 것은 절대적”이라며 “이는 여기 미국에 투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인베스트 아메리카’를 강조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각료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바이드노믹스’의 입법 성과를 강조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IRA와 반도체법 등을 통해 쇠락한 중서부를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을 부활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어젠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초점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날 옐런 장관이 방문한 네바다주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세가 팽팽한 대표적인 경합주(스윙스테이트) 중 하나다. 바이든 정부는 오는 16일 IRA 입법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성과 알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옐런 장관은 정부 출범 내내 발목을 잡아온 인플레이션 문제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노동자들의 삶은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시간당 실질 임금은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이는 임금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는 의미”라며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며 “정부는 생활 물가를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외에서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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