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자급률 20% 밑도는 韓…“‘애그플레이션’ 대비해 가격안정대책·대체수입처 모색 필요”

이강진 2023. 8. 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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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슈퍼 엘니뇨' 현상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까지 겹치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물가가 오르는 현상)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연구소는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으로 인한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확량 감소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등을 애그플레이션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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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슈퍼 엘니뇨’ 현상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까지 겹치면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물가가 오르는 현상)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곡물자급률이 20%를 하회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애그플레이션 발생 시 타격이 큰 만큼, 곡물 수급 및 가격 안정 대책과 대체수입처 모색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경동시장 내 쌀가게의 모습. 뉴스1
15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애그플레이션 우려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우리나라의 평균 곡물자급률은 19.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곡물자급률이란 사람과 가축이 먹는 식량(사료 포함) 가운데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비율을 뜻한다. 주요국 중에선 호주의 최근 3년간 평균 곡물자급률이 327.9%에 달했으며, 캐나다 173.3%, 미국 121.3%, 중국 91.9%, 일본 27.7% 등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은 쌀, 서류(고구마·감자) 등 일부 곡물을 제외한 대부분 곡물의 자급률이 낮아 (애그플레이션 압력에 대비해) 수급 및 가격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한국의 곡물자급률을 살펴보면 서류 94.2%, 쌀 84.6%를 기록했으나 대두(5.9%), 옥수수(0.8%), 소맥(0.7%) 등은 자급률이 낮은 실정이다.  

연구소는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으로 인한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확량 감소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등을 애그플레이션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슈퍼 엘니뇨란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섭씨 2도 이상 높은 경우를 일컫는 말로, 올해를 제외하고 1982∼1983년, 1997∼1998년, 2014∼2016년 등 역대 총 3회 발생했다. 통상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으로 일정 기간 유지될 때 엘니뇨로 보는 것과 비교해 더 큰 온도 상승을 보인다.  
경기도의 한 미곡종합처리장 저온창고에서 관계자가 수매후 보관 중인 쌀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슈퍼 엘니뇨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토양 생태계 교란과 해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면 농작물의 생장이 저하되고, 결국 주요 곡물 수출국의 생산량 및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실제 2014∼2016년 발생한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2015년 전 세계 밀 수출은 전년 대비 1.8%, 쌀은 4.0% 감소한 바 있다. 보고서는 “북미, 남미, 프랑스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은 이상 고온에 따른 가뭄이 지속돼 결실 부족 등으로 수확량 및 품질 저하가 발생하고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지난달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는 곡물 가격 급등 우려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타결됐던 흑해곡물협정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한 합의다. 흑해곡물협정은 그동안 3차례 연장되며 세계 곡물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으나,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일방적으로 협정 종료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하는 곡물량이 상당한 만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옥수수 수입 가운데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들어온 비중이 13.7%에 달했으며, 소맥 2.9%, 대두 0.75% 등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명구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며 “대체수입처 모색 등을 통한 곡물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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