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일 정상회의 앞두고 '안보협력' 재차 부각…"새 이정표 될 것"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의 당위성을 재확인했다. 이번 주로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의가 3국 공조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평화·번영의 한미동맹', '경제안보 협력파트너 한일 양국'을 언급하며 "한반도와 역내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 정상회의 정례화와 더불어 3국 전력이 모두 참가하는 연례 훈련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중국 등 역내 안보위협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의 한미일 3국 간 군사훈련 정례화는 사실상 '한미일 안보협력체' 출범 준비 단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이번 정상회의에서의 결정이 중요함을 부각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대북 억제력 차원에서 일본 내 유엔사령부 후방기지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 내 유엔사 후방기지는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 후텐마(普天間) 해병기지 등 총 7개로 이는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을 비롯한 미군 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담당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후방기지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유엔사는 하나의 깃발 아래 대한민국의 자유를 굳건히 지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국제연대의 모범"이라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 공고화 외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하며 '다자 안보협력 강화'의 메시지도 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대서양, 유럽 지역의 안보와도 깊이 관련돼 있다"며 "따라서 나토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대서양과 유럽의 안보, 글로벌 안보와 같은 축선상에 놓여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우방국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 대응' 전략을 추구하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관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0월 공개한 국방전략서(NDS)에서 중국을 '가장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핵심 방위전략으로 설정한 바 있는데, '한미일 협력 강화' 또한 이를 위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을 향해선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의 지속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압도적 힘으로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며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이 아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다자 안보협력 강화 메시지는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소위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됐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대북 억제력 강화와 별개로 중국에게도 일정 수준의 역할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남북의 대결 지역의 군비경쟁 등 신냉전 구도와 연결해 볼 수 있는 부분이 곳곳에 있다"며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의 반발을 살 여지도 있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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