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곳곳서 위안부 피해자 추모 등 8‧15광복절 기념

입력:2023-08-15 12:27
수정:2023-08-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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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박숙이 할머니 추모 문화제
78주년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염원 숲속 둘레길걷기

15일 오전 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독립유공자 유가족과 보훈단체장, 도민 등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 내 곳곳에서 평화통일염원 걷기대회와 위안부 피해자 추모 문화제 등 8‧15광복절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이어졌다.

경남도는 15일 오전 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독립유공자 유가족, 보훈단체장, 도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은 기념사와 독립유공자 유가족 표창 전수, 경축사,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 삼창 순으로 열렸으며 독립유공자 고 박점수 선생의 자녀 박재형(76)씨에게 대통령 표창이 전수됐다.


15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박완수 경남지사(왼쪽)가 독립유공자 고 박점수 선생의 자녀 박재형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박완수 경남지사는 경축사에서 “우리는 그 어떠한 고난과 시련도 함께 힘을 모아 이겨 냈고 성공적인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훌륭하게 이룩해 왔다”며 “높아진 국격과 위상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 속에도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기록하며 후대에 전하는 일을 결코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경남도는 일본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강구하고 독립유공자를 기억하고 예우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내빈 위주의 기념식에서 벗어나 국가유공자 유가족의 좌석을 메인에 배치하는 등 독립유공자의 예우와 유가족의 참여에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 독립유공자 유가족의 영상 중계와 유공자 유족이 단상에 올라 애국가를 제창했다.

또 독립유공자의 업적을 듣는 시간으로 1920년 밀양경찰서 폭파 후 사형을 당한 고 최경학 선생과 1919년 산청군 단성면 단계리 시장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해 옥고를 치른 고 이호용 선생, 1919년 함양군 함양읍 장날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다 순국한 고 하찬현 선생의 기억을 공유했다.


15일 오전 홍남표 창원시장, 김이근 시의회 의장과 김동철 광복회창원지회장 등 독립유공 후손 30여명이 33번의 대종을 울리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도 창원대종각에서 광복회 창원연합지회 등 보훈단체, 학생, 시민들과 함께 광복절 기념 창원대종 타종행사를 가졌다.

광복절 기념 타종은 일제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펼친 위대한 선열들의 자주 독립정신을 계승시켜 후손들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홍남표 창원시장, 김이근 시의회 의장과 김동철 광복회창원지회장 등 독립유공 후손자 30여명과 사전 타종 참여자 모집 공고를 통해 선정된 10명의 시민, 초·중·고 학생들이 함께 신·구 조화로 공존과 이음의 염원을 함께 담아 33번의 대종을 울렸다.

홍 시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듯이 창원대종각에서 울리는 타종 소리가 자유와 평화의 기쁨을 누리고 창원시가 동북아 중심도시로 나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염원 숲속 둘레길걷기대회가 열린 김해운동장에서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해시 제공

김해시에서는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염원 숲속 둘레길걷기대회가 김해운동장과 분성산 일원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대회는 광복 78주년 기념과 평화통일 염원을 담아 이날 오전 8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김해운동장을 출발해 사격장, 삼계야구장, 장애인복지관을 경유해 공병탑을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왕복 5km 코스에서 열렸다.

이 외 페이스페인팅, 손발요법, 고려수지요법 등 부대행사와 태권도 시범, 댄스공연 등 식전행사가 더해져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을 생각하며 건강도 증진 시키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숙이 할머니(1922∼2016)를 추모하는 ‘제7회 숙이나래 문화제’ 포스터. 남해군 제공

남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박숙이 할머니(1922∼2016)를 추모하는 ‘제7회 숙이나래 문화제’가 시민단체 ‘남해여성회’ 주최로 남해읍 보물섬 시네마에서 열렸다.

‘숙이나래’는 박 할머니 이름과 날개의 동의어인 나래를 합성한 것으로 박 할머니가 겪은 아픔을 널리 알려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경남도가 주관하고 남해군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류해석 남해군 부군수와 학생, 군민 등 30여명이 참석해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보드랍게’를 감상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했으며 생전 할머니의 말씀 따라 적기와 6행시 짓기 등 부대 행사로 박 할머니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박 할머니는 1923년 남해 고현면에서 태어나 16살 때 고현면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다가 외사촌과 함께 일본군에 끌려갔다. 이후 일본 나고야를 거쳐 중국 만주로 끌려간 뒤 그곳에서 7년간 지냈다.

해방을 맞은 뒤에는 바로 귀국하지 못하고 만주에서 7년을 더 생활하다 부산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15일 양산시 교동 춘추공원 내 양산시립 독립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애국지사 후손, 시민, 나동연 시장 등이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양산시는 애국지사 후손, 시민, 나동연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운동사와 해방 전후 지역 근대사를 조명하는 역사 공간인 양산시립 독립기념관을 광복절에 맞춰 문을 열었다.

국비, 지방비, 시민 성금 84억원으로 교동 춘추공원에 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한 독립기념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역사체험실, 역사자료실, 다목적 강당을 갖추고 있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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