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에서 대세로, 덱스 없으면 예능판 안 돌아갈 지경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8. 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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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버스’와 ‘태계일주2’ 통해 예능 블루칩 자리 굳힌 덱스
넷플릭스 '좀비버스'

[엔터미디어=정덕현] 가상의 상황에서도 덱스가 들어가면 순간 리얼로 변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좀비버스>에서 좀비들이 득시글대는 공장의 철창에 갇혀 있다 탈출한 츠키가 밧줄을 잡고 올려달라고 할 때 덱스의 진가가 드러났다. 츠키를 도르래처럼 되어 있는 밧줄로 올리려면 누군가 반대쪽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상황, 그건 좀비 소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고 사실상 좀비가 되겠다는 뜻에 가까웠다.

그래서 모두가 꺼려하고 있는 데 덱스가 밧줄을 잡았다. 그리고 거기에 몸을 얹어 그 무게로 츠키가 위로 끌어올려졌다. 그걸 다른 동료들이 안타깝게 보고 있는 가운데, 거의 좀비들 속으로 내려온 덱스는 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줬다. 츠키가 다 올라간 걸 확인한 덱스는 재빠르게 밧줄을 잡고는 맨손으로 타고 오르기 시작한 것. 결국 덱스는 츠키를 구하고 자신도 그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게 됐다.

넷플릭스 '솔로지옥2'

물론 이건 좀비가 창궐한 세상을 가상으로 구현해낸 리얼 버라이어티에 가까운 예능의 상황이고 그래서 이 살벌한 공포 속에 몰입감이 슬쩍 깨지기도 하는 그 순간을 웃음으로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덱스가 보여준 이 한 장면은 가상 속에서 리얼이 불쑥 얼굴을 들이미는 듯한 느낌을 만들었다. 좀비물의 히어로를 리얼 버전으로 보는 느낌이랄까.

UDT 출신으로 <가짜사나이2>의 막내교관으로 얼굴을 알린 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2>의 메기로 출연해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으며 대중들 앞에 서게 된 이 인물은, 단 몇 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대세로 떠올랐다. <솔로지옥2>에서의 덱스는 이 프로그램의 공기를 좌지우지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잔뜩 화가 난 근육으로 대결을 벌이는 미션 상황에서는 야성미가 넘치는 모습이지만, 여성들과 천국도에서 데이트를 하는 상황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스위트한 모습으로 직진하는 인물.

웨이브 '피의 게임2'

어찌 보면 군인 출신의 유튜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거기에 특화된 생존 콘셉트 콘텐츠로 나갈 듯싶었던 덱스는 <솔로지옥2>에서 보여주듯 그 하나의 이미지가 아닌 다양한 매력들을 꺼내놓았다. <피의 게임2>에서 거구의 괴력을 가진 하승진과 키 차이가 엄청나지만 피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가상 상황 속에서 튀어나오는 리얼의 모습. <피의 게임2>에서 나왔던 이 모습은 앞서 언급한 <좀비버스>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모든 것에 강인할 것 같은 이 인물이 때론 약하고 때론 동생 같은 귀여운 면모 또한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 건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를 통해서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막내인 덱스는 기안84는 물론이고 한참 동생처럼 보이는 빠니보틀에게도 "형님"하면서 안기기도 하는 막내미를 보여줬다. 물론 바라나시의 레슬링장에서는 얼굴에 상처를 입을 정도로 승부욕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의외로 깔끔함을 추구하고 먹는 걸 가리는 모습으로 기안84 앞에서는 어린 동생 같은 인간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웨이브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최근 <웃는 사장>,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어> 같은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는 덱스는 어느새 방송가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여기에는 최근 예능에서 요구하는 '진정성'을 덱스만큼 다양하게 보여주는 인물이 드물기 때문이다. <솔로지옥2>, <피의 게임2>, <좀비버스> 그리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등등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을 보면 최근 하나의 경향이 가상의 상황 속에서 보여주는 리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덱스는 이런 면들을 짧게 나와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길 줄 아는 출연자다.

또한 강력한 피지컬에 만만찮은 근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걸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귀여운 면모를 보이는 면들은 마동석이 마블리로 불리며 갖게 되는 그 매력을 닮았다. 물론 여기에 여심을 흔드는 매력적인 외모도 빼놓을 수 없지만. 과연 지금 급부상하고 있는 덱스는 향후에도 어떤 새로운 면모들로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솔로지옥2>의 메기는 이제 예능판의 대세로 떠오르는 중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웨이브,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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