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사, 올 상반기 줄줄이 ‘실적 개선’... “두 차례 가격 인상 효과”

일각선 “하반기 추가인상 타당한지 의문”
업계 “작년 실적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올 하반기 추가 인상을 예고한 시멘트 업체들이 상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연된 출하량이 올 상반기에 몰린 데다, 작년에 두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9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3.3% 증가했다. 매출액은 4194억원으로 27.3%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49억원으로 606.1% 늘었다. 작년 말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연된 시멘트 출하량이 올해 상반기에 몰렸고, 지난해 이뤄진 판매단가 인상이 올해 실적부터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일시멘트도 영업이익이 909억원으로, 작년 동기(452억원)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매출액은 6232억원으로 25.0% 증가한 가운데 순이익도 754억원으로 70.2% 늘었다. 한일시멘트의 경우, 레미콘 및 레미탈이 전체 사업 비중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한일시멘트의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도 영업이익이 270억원으로 62.3%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1.7% 감소한 16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과거 보증채무에 따른 출자전환부채 평가이익이 포함되면서 결괏값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쌍용C&E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475억원으로, 작년 동기(524억) 대비 9.3% 감소했다. 또한 4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 부문별로 보면 시멘트 부문의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작년(8억원) 대비 331억원 늘었다.

성신양회도 작년 상반기보다 72.6% 증가한 2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17억원에서 28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아세아시멘트는 영업이익 628억원, 순이익 3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9.5%와 75.4% 증가했다.

이처럼 시멘트 업계의 실적 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진 데 대해 일각에서는 ‘가격 추가 인상’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자재비 상승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면서 “시멘트 가격 인상은 공사비 상승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멘트 업계는 작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이 좋아보이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탄소배출 감소 등 환경규제에 대응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이는 지금의 이익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도 업체들의 현금 창출 능력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어렵다.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 가속과 원자재 가격 인상, 건설경기 부침 등 여러 요인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