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스럽게' 고집 없다" 매 작품 세계관·정체성 변주의 힘

조연경 기자 2023. 8. 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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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길스토리이엔티〉
김남길이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 도전에 대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정우성 감독)'의 김남길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영화 홍보 차 '경영자들'에 출연했는데 일반적인 웹 예능과는 또 다른 분위기이자 도전이었 것 같다"는 말에 "'밀리지 말고 우리 롤을 갖고 가야겠다' 마음 먹고 들어갔는데 잘 안 됐다.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갔을 땐 그들만의 법이 있고, 언어가 있으니까 그걸 아무리 따라 간다고 해도 쉽지는 않더라"고 운을 뗐다.

"같이 놀아야 했는데, 웃고 박수 치다 보니 분량이 없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낸 김남길은 "난 원래 개그맨 분들을 좋아한다. 이번엔 (황)제성이와 친분이 있어 나가기도 했지만, 함께 촬영하면서 정말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호흡도 좋고, 순발력도 좋고, 연기를 기본적으로 너무 잘하지 않나. (정)우성이 형과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개그맨 분들이 정극 연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개그 이미지가 워낙 강한 것이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걸 뛰어넘지 않을까. 연기는 진짜 최고다"라고 거듭 감탄했다.

"정우성은 'SNL'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언젠가 나가 볼 생각은 없냐"고 물었더니 김남길은 "초기에, 시즌1 때 이야기가 나오긴 했다"고 밝히며 "근데 그 땐 이것 저것 정신이 없어서 나갈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좀 어렵다고 해야 할까?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뭔지 모를 부담감이 생긴다. '열혈사제' 등 코미디가 가미 된 드라마, 영화와는 또 다른다. 멋 모르면 용감하다고 '아차' 싶었던 경험들도 있어서"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근데 우성이 형은 거기까지 가서 잘생김을 뽐내더라. 입담도 터졌는지 다음 날 만났는데 호흡이 굉장히 가벼워지고 무슨 말만 하면 빵 터졌다. '특훈 받고 왔어요?' 물어 보기도 했다. '엄청 재미있게 즐기고 왔다'고 하시더라. 그 말에 나도 살짝 각성했다"며 "내가 우성이 형을 '존경스럽다' 하고 '좋다'고 하는 부분이 그런 지점이다. 굉장히 어른스러운데 꼰대스러움은 없다. 어떤 상황이든 정해져 있는 문화와 언어에 자신을 맞추려 한다. 배우의 기본 자세이기도 하다"고 여지없는 존경심을 표했다.

또 "코미디는 배우들에게도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장르 중 하나다.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동료들과의 관계성에서 나오는 해학이 코미디에 녹아 들기도 하기 때문에 준비를 정말 많이 해야 한다. '웃기고 와야지' 하면 어렵다"며 "로코(로맨틱코미디)는 조금 다른 성격이라 '다시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어릴 때와는 또 다른 로코 감성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배우들이 한 작품 하면 꽤 오래 쉬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뭐든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열일 행보를 강조했다.

실제로 쉼 없이 활동 중인 김남길은 작품을 통해 장르와 캐릭터에 변주를 주기로도 유명한 배우다. 그에게 연기 대상 2관왕을 안긴 SBS 드라마 '열혈사제'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만 봐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작품을 할 때마다 내가 갖고 있는 세계관, 정체성에 대한 것들이 변화한다"고 말한 김남길은 "배우는 작품 안에서 활용돼야 하고, '나스럽게'만 고집 한다면 그냥 인간 김남길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야기 하는 인물들이 다르기 때문에 의미도 다르고 행동도 달라진다.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실제 내가 좋은 영향을 받기도 한다. 긍정적 도움이 많이 된다"며 "장르적인 도전은 어떤 것에도 마음이 열려 잇다. 시간이 되고, 허락하는 한 많은 것들을 조금 더 깊게, 다른 색깔로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어필했다.

김남길은 '보호자' 뿐만 아니라 8월 말 MBC 교양 예능 '뭐라도 남기리', 9월 넷플릭스 '도적: 칼의 소리' 공개도 앞두고 있다. 차기작 촬영도 곧 돌입할 예정. 김남길은 특히 '도적: 칼의 소리'에 대해 "한국이 갖고 있는 시대적 아픔을 글로벌로 보여준다는 것은 단순히 장르적인 의미를 넘는다. 소재가 명확하기 때문에 완성도가 낮아 대중이 찾지 않는다면 창피할 것 같더라. 왜 해외에서 역사적 사건들을 작품 소재로 만들었을 때, 작품이 좋으면 우리도 역으로 사건을 찾아보게 되지 않나.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이 컸고, '도적: 칼의 소리' 역시 그런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희망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정우성이 연출과 주연 1인 2역을 소화했으며,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이 의기투합했다. 오는 15일 광복절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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