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연말까지 연장 가닥…경유는 인하폭 축소 검토

이달 말 ‘유류세 인하 조치’ 일몰을 앞두고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정부가 세금 인하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다만 휘발유(25%)보다 인하 폭이 큰 경유(37%)는 세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오늘(15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등으로 휘발유는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각각 37% 세금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휘발유는 올해 1월부터, 경유·LPG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의 인하율을 적용해왔습니다.

우선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휘발유에 대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올해 말까지 넉 달 연장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지금의 인하율이 결정된 지난해 12월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두바이유는 지난 10일 배럴당 89달러로 지난해 12월 평균가격 77.2달러보다 10달러 이상 높습니다.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8월 둘째 주 리터(ℓ)당 1,695.0원으로, 12월 셋째 주의 1,537.3원보다 160원가량 높습니다.

국제 에너지값 상승세가 반영되는 8월에는 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꺾이고 오름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인하 폭이 큰 경유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 지역의 경유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며 소매가가 급등했던 지난해 6월(2,082.7원)과 비교해 최근 경유 가격은 1,500원대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 615원, 경유는 369원인데, 만약 경유의 인하율을 25%로 축소하면 유류세는 436원가량으로 늘어나 경유 가격이 67원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로 유류세 연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어려운 세수 상황은 정책 결정의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까지 정부의 국세 수입은 178조 5,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조 7,000억 원 줄었습니다.

세수진도율은 44.6%로, 정부가 예상한 올해 국세 전망치(400조 5,000억 원)의 절반도 걷히지 않았습니다.

유류세 수입 비중이 큰 편인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작년보다 7,000억 원(11.9%) 줄어든 5조 3,000억 원이 걷혔습니다.

세제 혜택 연장으로 무게추가 기운 건 기름값의 영향을 받는 물가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증가율이 2.3%를 기록하면서 2%대로 안정되기는 했지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3.9%로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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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