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중앙→팬들 앞'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제안한 '파격 스크럼', "어제 쏘니가 메시지 보냈는데..."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캡틴' 손흥민은 시작부터 달랐다.
토트넘 훗스퍼는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토트넘과 브렌트포드는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이른 시간 토트넘이 크리스티안 로메로 선제골로 앞서갔다. 브렌트포드는 손흥민이 내준 페널티킥(PK)을 브라이언 음뵈모가 침착히 마무리해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난타전이 전개됐다. 브렌트포드는 요안 위사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토트넘은 에메르송 로얄 골로 균형을 되찾았다. 후반전 돌입 이후 토트넘은 이반 페리시치, 파페 사르 투입으로 반격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무승부로 끝났다.
한편 이날 토트넘은 새로운 캡틴이 이끌었다. 위고 요리스와 해리 케인이 떠난 토트넘을 이끌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이끌게 됐다. 경기에 앞서 토트넘은 "손흥민이 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4-15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요리스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았다.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부주장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시즌과 새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손흥민)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유했으며 새 주장으로서 이상적인 선택이다. 우리 모두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알고 있으며 드레싱룸에 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그룹을 초월한다. 단순히 인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에서 성취한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언급한 그룹은 선수단 내 친목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이라면 나이, 출신, 국적, 언어, 인종 등과 같은 기준으로 나뉠 수 있다. 이따금 선수단 내에 파벌이 발생했다는 루머가 돌면 꽤나 치명적인 사항으로 간주된다.
손흥민은 선수단 모든 그룹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지녔다. 누구나 편하게 다가오고 기댈 수 있는 정신적인 지주다. 단순히 토트넘에서 오래 뛰어 입지가 좋기 때문이라 보기 힘들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노력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높게 평가한 것도 이 부분이다. 단순히 인기만으로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토트넘은 오랜 기간 무관에 빠져 있으며 위닝 멘탈리티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선수단 정신력을 지적했던 적이 있다. 캡틴 손흥민은 그런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고 완장을 차게 됐다.
'캡틴 쏘니'는 시작부터 달랐다. 킥오프에 앞서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 앞에서 스크럼(둥글게 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행위)을 짰다. 경기장 중심에 모이는 평소와 달랐다. 선수들은 팬들이 보낸 뜨거운 박수와 함께 경기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부주장 메디슨이 언급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미드슨은 토요일 저녁 손흥민이 보낸 메시지가 팬들 앞에서 모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는 큰 환호를 불러일으켰으며 메디슨은 손흥민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라고 보도했다.
메디슨은 "어젯밤 쏘니가 아이디어가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장 가운데 대신 관중석으로 가는 아이디어였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는 걸 보여줘 기뻐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우리 스크럼을 높게 평가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제시한 아이디어는 선수단을 뭉치고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비록 첫 경기는 PK 허용으로 아쉽게 끝났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20일 새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다시 한번 시즌 첫 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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