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묻힌 독립영웅 4천 명, 이 사람이 찾아냈다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들을 정부는 '독립유공자'로 예우합니다.
지금까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애국지사는 총 17,748명. 활동 지역도, 업적도 각기 다른 독립 영웅들이지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모두 같았을 겁니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독립운동'을 증명할 자료를 수집하는 것부터 국가보훈부에 포상 신청을 하는 것까지... 모두 후손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 항일 학생운동 앞장선 윤재환 지사…80년 만 포상
1933년 신사 참배 거부를 시작으로 학생 항일 운동에 앞장선 윤재환 지사.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 재학 시절 학생 운동을 하다 경찰에 체포됐고, 일본으로 넘어간 뒤에도 '조선학우회' 서기를 맡는 등 항일 운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본 경찰에 체포됐고 모진 고문 끝에 순국했지만, 그 공적을 인정받기까지 8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증거 자료'가 부족하단 이유로 번번이 포상 심사에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백부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찾을 수 있는 데는 다 찾아다녔어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과거사를 밝혀낸다는 얘기를 듣고 거기에 진정을 냈습니다.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을 시켰어요."
-윤용택/윤재환 지사 장조카
오래된 경찰 조서와 일본에서 학생 운동을 했다는 증거를 '일반인' 후손들이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또다시 흘려보낸 십여 년의 세월. 후손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한 연구소를 찾아갔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인천대학교의 독립운동사연구소에 평생을 독립운동사 연구에만 바치신 분이 계시다는 거예요. 그분을 찾아갔죠. 일본의 자료를 좀 더 찾아줄 수 없겠느냐."
-윤용택/윤재환 지사 장조카
자료 발굴을 시작한 지 꼬박 1년 만에 찾아낸 동대문경찰서 조사와 일본 신문 기록. 연구소의 도움으로 윤재환 지사는 2년 전 독립유공자로 표창됐습니다.
■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독립운동가 4천 명 발굴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가 지난 4년간 발굴한 독립운동가는 모두 4,377명.
이 중 국가유공자로 포상된 애국지사도 389명에 달합니다.
올해 광복절에도 독립운동가 352명을 추가 발굴해 포상 신청할 계획입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가령. 그러면 의병장으로 활동한 국내외의 기록이 있을 것 아니에요.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쉽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독립유공자 후손이라 손 치더라도 포상 신청을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이태룡 소장 /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후손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아직 발굴되지 않은 독립운동가들... 역사와 기록에 묻힌 독립 영웅들의 공적을 찾아내는 게 우리의 역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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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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