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진주·여수·포항가는 SRT…근데 부산 좌석이 줄어든다고?

박기현 기자 2023. 8.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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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운행 횟수 증편 어려움…부산 등 장거리 구간 할당 비율 ↑
열차 선택지 줄어드는 문제…"2복선화 사업 완료되면 개선될 것"
SRT 개통 6주년인 9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SR 제공) 2022.12.9/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9월부터 수서발 고속열차(SRT)가 경전·동해·전라선을 다니는 대신 경부선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서 부산·울산·신경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SRT 경부고속선 좌석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 측은 장거리 이용객의 좌석 할당 비율을 늘리고 서울~부산 구간에 KTX를 증편해 이번 조정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거나 부산 이용객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SRT의 경전·전라·동해선이 다음달 1일부터 개통된다. 신규 노선은 노선별로 하루 왕복 2회씩 운행되고 기존 노선인 경부선은 월~목요일(주중)에만 40회(하루·왕복 기준)에서 35회로 조정된다.

◇선로 이용량 등 한계로 경부선 운행 줄여…전체 예약 가능 물량은 ↑

정부 설명에 따르면 우려와는 다르게 SRT 노선 확대에 따른 운행 조정 이후 부산·울산·신경주 시민들의 SRT 좌석 예매는 이전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먼저 경부선 운행 횟수가 줄어든 이유는 신규 노선에 운행이 시작됐지만 가용 열차 수와 선로용량에는 변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SRT 열차 수가 늘어난 것도 아닌 데다가, 설사 정비 효율화 등으로 운행 가능한 열차 수를 확대한다고 해도 병목 구간인 평택~오송의 선로 용량이 이미 포화 상태라 전체 운행 횟수를 늘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2027년쯤 평택~오송 구간이 2복선화돼 선로 용량이 늘어나 열차를 추가 투입할 예정인데 이전까지는 전국 단위의 운행 횟수는 '제로섬'에 가까운 것이다.

이 때문에 SRT 경부선을 공급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주중에 한해서 40회에서 35회로 조정하고 그 열차를 경전·전라·동해선에 2회씩 늘린 것이다. 이로 인해 주중 수서~부산 구간을 오가는 열차의 좌석이 하루 4100석 감소한다.

다만 신규 노선인 경전·동해선이 경부선의 수서~동대구 구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 구간 운행 횟수는 1회(820석) 줄어드는 데 그치지만 동대구~부산 구간까지는 5회씩 줄어들게 된다. 이 구간에 위치한 부산·울산·신경주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공급 좌석 물량이 축소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경부선 운행 횟수 감축에 따른 보완 방안으로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수서~부산, 수서~울산 등 장거리 구간의 좌석 할당 비율을 확대하기로 해서다.

열차의 구간별 좌석 할당제는 열차 운행 구간을 거리에 따라 분류한 뒤 판매할 좌석 수를 미리 배정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통상 운영사들은 열차표를 구간별로 할당해 놓은 뒤 출발 직전에 구간별 칸막이를 제거해 모든 이용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전체 열차의 부산·울산에서 수서로 가는 등 장거리 구간 할당량을 늘리면서 운행 횟수 감소에 따른 선배정 좌석 축소분이 상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부산과 수서를 오가는 할당 좌석 물량 전체는 오히려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의 할당 비율을 높이면서 경부선 다른 지역의 공급 물량은 1% 내외로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할당 물량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좌석이 줄어들기만 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게 지역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속철도 노선도(국토부 제공)

◇서울 가는 열차 수 전체적으론 개선돼…"2027년쯤 운행횟수 늘어나"

아울러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요일을 막론하고 서울~부산 운행 횟수를 3회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KTX와 SRT를 합산한 주중 운행 횟수는 90회에서 89회로 1회 줄어들지만, 금~일요일(주말)은 운행 횟수가 왕복 90회에서 왕복 93회로 3회 늘어나게 된다. 서울 전체로 넓혀서 보면 부산·울산·신경주의 서울로 가는 열차의 선택지는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역과 부산역을 오가는 KTX의 운행 횟수를 늘린다고 해도 수서역과 부산역을 왕복하는 SRT를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 전체와 달리 강남으로 한정하면 접근성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수서에서 부산으로 가는 주중 운행 횟수가 축소되면서 승객의 시간대 선택의 폭이 이전보다 제한된다. 이에 부산시와 전국철도노동조합 부산지부 측에선 KTX의 수서역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KTX를 수서역에 넣는 방안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며 "선로 사용료 체계부터 운임체계도 다르고 이용자 편의상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복선화가 완료되기 전까지 약 3년간 주중에 한해서 서울이 아닌, 수서로 가는 열차의 선택지가 12.5% 줄어든 문제"라며 "2복선화가 완료되는 시점에는 SRT의 부산으로의 운행 횟수는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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