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김남길 "결핍·상처 숨긴 '피터팬 캐릭터'로 설정"

조연경 기자 2023. 8. 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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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길스토리이엔티〉

배우 김남길이 그간의 필모그래피에서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연기한 준비 과정을 전했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정우성 감독)'의 김남길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가장 걱정하고 고민했던 건 '우진이가 과연 작품에 잘 녹아 들 수 있는 인물인가. 붙을 수 있을까' 하는 지점이었다. 수혁(정우성)이는 심각하고, 관통하는 메시지도 묵직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봤을 때 '우진이의 존재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솔직한 생각을 고백했다.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 같은 천진함'과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짐승 같은 잔혹함'을 보여주는 우진으로 분해 유머와 긴장을 넘나들며 극의 흐름을 변화 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개소리로 화답하고, 폭탄과 총을 장난감처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모든 행동이 재미있다는 등 꺄르르 터뜨리는 웃음은 김남길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만들며 흥미로움을 더한다.

앞선 시사회에서도 "오로지 정우성 감독님의 말을 믿었다"고 밝혔던 김남길은 "감독님께서 '조금 다운돼 있는 영화니까 우진이가 쉬어가는 템포를 맡아 줬으면 좋겠어'라고 하시더라. '쉬어가야 한다는 건, 가볍다는 이야기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아니 그렇지는 않아'라면서 굉장히 스위트하게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미소 지은 후 "사실 '쉬어가는 타이밍'이라는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우진이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갖고 수혁이의 상황 안에 같이 녹아 들려 했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대화가 되지 않는 것 같아도,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도 교류적인 부분에서 섞여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 있지 않나. 연애 할 때 보면 밤에 전화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서로 알아가는 과정을 겪는다는 노래 가사가 있는 것처럼. 우진이가 너무 튀고, 수혁이가 너무 다운돼 있는 분위기를 캐릭터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융화시키려고 했다. 되게 다르고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또 어울리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얽매여 성장이 멈춘 듯한 우진 캐릭터에 대해서는 "단순하게는 사회부적응자다. 엄청나게 대단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각자 갖고 있는 아픈 기억들이 있다. 상처의 기억을 갖고 있되,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보완을 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같은 상처를 받아도 과거 행복했던 기억에 머물러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안 좋은 기억 안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우진은 자신의 상처를 노출 시키지 않기 위해, 외부의 상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기억을 왜곡 시키고 지워버린 친구다. 고등학교 사고 후 더 나아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영화 속 우진은 일부 꾸러기 같은 행동도 취하는데, 말투·눈빛·손짓 하나까지 디테일한 표현에서 이를 연기한 김남길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김남길은 "우진이가 갖고 있는 결핍에 대한 사정을 조금은 표출하고 싶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모든 것들이 밝아 보이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처럼 보이는데 내면의 상처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겉으로는 밝아 보이는 척 하는 것이다"라며 "내 나름대로는 '피터팬' 같은 캐릭터로 생각해 보기도 했다. 소리도 지르고, 거침없이 웃기도 하고. '난 지금 두렵지 않다'는 걸 조금 과장되게 설정했다. 수혁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을 때가 본질적인 우진의 모습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정우성이 연출과 주연 1인 2역을 소화했으며,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이 의기투합했다. 15일 광복절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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