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청소년들, 기후 소송 이겼다... 몬태나주 법원 “깨끗한 환경은 헌법적 권리”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8. 1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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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주 정부가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깨끗하고 환경한 권리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젊은 환경운동가들. 소송을 주도한 '우리 아이들의 신뢰'가 제공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Robin Loznak/Courtesy of Our Children's Trust)

미국 몬태나주(州)의 5~22세 아동·청소년 16명이 주 정부가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건강한 환경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14일(현지 시각)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캐시 실리 몬태나주 지방법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은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 대한 근본적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며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는) 환경적 생명 유지 체계의 일부로 기후가 포함된다”고 했다.

몬태나주의 주헌법에는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며 주 정부와 개인들은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을 유지하고 개선할 책임이 있다는 문구가 있다. 실리 판사는 이를 토대로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헌법적 권리’로 인정하고, 주 정부가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한 것은 위헌적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미국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주의 헌법적 권리를 다루는 판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뉴욕타임스와 ABC 뉴스 등은 “획기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하와이, 유타, 버지니아 주헌법에도 비슷한 문구가 있어 젊은 환경운동가들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번 재판을 주도한 비영리 단체 ‘우리 아이들의 신뢰’의 줄리아 올슨 창립자는 이날 언론에 “화석연료 오염으로 동력을 얻은 산불이 서부에서 맹렬히 계속되는 가운데, 오늘 판결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 혼란의 파괴적 효과로부터 지구를 구하려는 이번 세대의 노력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몬태나주는 석탄과 천연가스의 주요 산지 중 하나이며,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으로 에너지의 3분의1 가량을 얻고 있다. 몬태나에는 5000개의 천연가스정(井)과 4000개의 유정(油井), 정유공장 4곳과 탄광 6곳이 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주 정부는 앞으로 이런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를 심사할 때 기후변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몬태나주 법무부 장관실은 “몬태나인들이 기후를 바꿔놓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수는 없다. 터무니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소송은 주 대법원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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