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이장면] 완-비사카 발끝이 야속해…황희찬, 후반 추가 시간 '맨유 철렁하게' 만든 슈팅

박대성 기자 2023. 8. 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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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찬 회심이 슈팅이 완-비사카 발끝에 걸렸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 황희찬 회심이 슈팅이 완-비사카 발끝에 걸렸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 황희찬 저돌적인 슈팅 장면 ⓒSPOTV 중계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교체로 출전했다. 측면에서 울버햄튼 공격에 활발함을 더해 공격을 이끌었다. 막판에 위협적인 슈팅도 시도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에 가로 막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울버햄튼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개막전)에서 0-1로 졌다.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사령탑을 교체했다. 지난 10일 게리 오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임 감독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이적 시장에 불만을 가졌고, 팀과 의견 조율이 안돼 결별했다. 후벵 네베스, 라울 히메네스 등 한동안 팀 핵심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떠났지만 새로운 선수 영입이 원활하지 않았다.

실제 울버햄튼은 프리미어리그 개막 직전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했다. 9개월 동안 팀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끝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에 부임해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해냈다. 그러나 구단과 특정한 사안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원만히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이라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과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 이런 멋진 클럽을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울버햄튼 모두와 이 모험을 즐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매 순간 큰 지지와 도움에 감사를 전한다. 구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라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겼다.

▲ 로페테기 감독
▲ 로페테기 감독과 황희찬
▲ 새로운 오닐 감독

황희찬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었던 이날에도 벤치에서 교체로 시작했다. 울버햄튼은 마테우스 쿠냐, 파블로 사라비아, 페드루 네투가 선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망을 노렸다.

양 팀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방 압박으로 울버햄튼 후방 빌드업을 제어했다. 울버햄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을 막아내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중반이 지났을 때 쿠냐가 유려한 드리블 이후에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다가섰다. 쿠냐는 사라비아에게 볼을 건넸다. 사라비아가 반대쪽 골망을 보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바란 수비에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울버햄튼은 쿠냐를 중심으로 또 한 번 휘몰아쳤다. 전반 32분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스 안까지 들어갔다. 재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반대쪽 골망을 바라보고 슈팅했지만 스쳐 지나갔다. 전반 추가 시간에 울버햄튼이 순간 실수를 해 역습을 허용했지만 육탄방어로 위기를 넘겼다.

울버햄튼은 후반 17분 사라비아를 빼고 황희찬을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제이든 산초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변화를 줬다. 황희찬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해 볼 다툼을 준비했다. 이후 울버햄튼이 코너킥 세트피스를 시도했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황희찬은 역습 과정에서 슈팅보다 짧게 내주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동료의 아쉬운 마무리로 유효슈팅만 기록했다.

▲ 울버햄튼
▲ 치열한 공방전
▲ 황희찬

울버햄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꽤 위협적인 공격을 여러차례했다. 하지만 골망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한번을 놓치지 않았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수비벽을 한번에 허무는 로빙 패스로 완-비사카에게 볼을 전달했고, 페널티 박스 지역까지 올라온 바란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위기를 넘긴 뒤에 역습으로 울버햄튼을 흔들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박스 안에 볼을 집어 넣었고 래시포드가 발을 대며 추가골을 노렸다. 울버햄튼은 오른쪽 측면에서 같은 패턴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황희찬이 반대쪽에서 쇄도했다. 후반 막판에는 사샤 칼라이지치를 투입해 동점골에 사력을 다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황희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이후 박스 안으로 과감하게 전진했고 반대쪽 포스트를 노리는 슈팅을 했다. 하지만 완-비사카의 태클에 걸려 굴절되고 말았다. 황희찬이 시도했던 코스로 슈팅이 들어갔다면, 신들린 선방을 했던 오나나도 꽤 고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울버햄튼은 박스 안에서 계속 슈팅을 시도했지만 한 방이 부족했다. 황희찬의 헤더가 또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페널티 킥 판정 여부가 있었지만 선언은 되지 않았다.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리로 끝났다.

▲ 바란 결승골
▲ 아쉬운 울버햄튼
▲ 황희찬

황희찬은 교체로 들어왔지만 경기 뒤에 호평을 받았다.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는 황희찬에게 평점 7.2점을 매겼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는 황희찬에게 평점 6.5점을 주면서 "교체로 들어와 울버햄튼 전술에 변화가 있었다. 누네스가 중앙으로 이동했다. 황희찬은 측면에서 뛰었다. 야심찬 경기력으로 득점을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평가했다.

황희찬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슈팅 4회를 기록했고 유효슈팅은 없었다. 볼 터치 25회를 했고 패스 성공률은 86%(패스 시도 14회, 패스 성공 12회)였다. 여기에 드리블 성공 1회, 피파울 2회, 크로스 성공 1회, 롱패스 성공 1회, 그라운드 경합 성공률 100%(3회 시도, 3회 성공)를 기록했다. 교체로 27분 동안 뛰었지만 활발했던 흔적이다.

오닐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몇몇 포인트가 있었다. 중앙에서 분투했고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선수들은 내 주문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모두 훌륭했고 기회를 잘 만들었다. 다만 어떻게든 득점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며 아쉬워했다.

▲ 잘츠부르크 시절 황희찬
▲ 황희찬
▲ 아쉬웠던 분데스리가 시즌

황희찬은 2014년 오스트리아 무대로 넘어가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입단할 당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묵묵히 견디며 유럽 선수들과 경쟁했다. 주전 경쟁에 총력을 다했지만 쉽지 않은 순간은 있었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독일 팀 함부르크 임대를 떠나 기량을 갈고 닦기도 했다.

함부르크에서 1년 임대가 끝나고 돌아온 뒤, 잘츠부르크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곧 엘링 홀란드, 미나미도 다쿠미와 잘츠부르크 핵심 삼각편대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누볐다. 리버풀전에서 놀라운 활약으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맹활약에 한 단계 높은 구단들이 손짓했다. 잘츠부르크에서 한껏 경기력을 올렸기에,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분데스리가 팀 라이프치히로 적을 옮겼다. 당시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떠난 자리를 '스승' 제시 마치 감독이 부임했기에 적응에 큰 문제도 없어 보였다.

▲ 울버햄튼
▲ 황희찬
▲ 황희찬

환경적인 요건은 긍정적이었지만, 축구는 늘 쉽지 않았다. 함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무대를 경험했지만 황희찬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라이프치히에서 만족할 만한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29경기만 뛴 채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게 됐다.

갑자기 결정된 프리미어리그행이었다. 유럽 3대리그지만, 분데스리가보다 더 치열한 무대라 황희찬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또 반전을 해냈다. 울버햄튼 데뷔전에서 득점을 뽑아내며 점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영국 내 여론이 좋아졌고, 울버햄튼도 황희찬에게 만족했다. 왕성한 활동량에 저돌적인 플레이스타일은 프리미어리그와 딱 맞아 떨어졌다. 울버햄튼은 임대 한 시즌 만에 황희찬 완전 영입을 결정하면서 팀 내 주전급 선수로 대우했다.

울버햄튼 데뷔 시즌 활약에 핵심 자리를 꿰찰 줄 알았지만, 2022-23시즌에도 순탄치 않았다. 울버햄튼 팀 경기력이 떨어졌고 황희찬 출전 시간도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들쑥날쑥했다. 이적 시장 기간에 리즈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제시 마치 감독이 황희찬에게 러브콜을 보낸 만큼 또 도전을 고민할 법한 순간이었다.

▲ 울버햄튼
▲ 황희찬
▲ 황희찬

하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도전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시즌 초중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었는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반전을 해냈다.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천금 결승골을 넣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도왔다. 한껏 자신감을 품에 안은 채 돌아온 울버햄튼에 훌렌 로페테기 감독 부임으로 새로운 바람까지 불고 있었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 신임을 듬뿍 받으며 점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어쩌면 자신에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평소 먹던 식단까지 싹 바꿨다. 전반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출전 시간에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후반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브랜트포드전, 에버턴전에 골 맛을 보며 포효했다.

울버햄튼에서 두 번째 시즌 마무리를 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방출설이 돌았다. 영국 현지 매체 'MOT 리즈 뉴스'를 포함한 다수는 "울버햄튼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희찬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 황희찬에게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영국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 황희찬
▲ 황희찬
▲ 황희찬

'익스프레스' 등은 황희찬 방출설을 전하면서 "올해 형편없었던 선수"라는 표현을 썼다. 토트넘 홋스퍼, 애스턴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과 얽힌 건 긍정적이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신임하고 있는 상황과 후반기 경기력을 짚어보면 황희찬 입장에서 씁쓸할 법 하다.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하나둘 극복했던 황희찬이었다. 2022-23시즌이 끝나고 국내에 들어와 재충전을 하기로 했다. 다음 시즌 햄스트링 부상을 더 줄이기 위해 새로운 훈련법 등을 다각도로 시도했다. 6월 한국 대표팀에도 차출돼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프리시즌을 준비했다.

▲ 울버햄튼 동료들
▲ 황희찬
▲ 황희찬

한국에서 프리시즌이 예정됐지만 예기치 않은 불발로 유럽으로 떠나게 됐다. "한국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남겼고, 프리시즌에서 몸 만들기에 총력을 다했다.

울버햄튼은 친선경기 4차례로 전력을 점검했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포르투(1-0 승), 셀틱(1-1 무), 루턴 타운(0-0 무), 스타드 렌(3-1 승)과 붙어 2승 2무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포르투전에 결장했지만 셀틱전부터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스타드 렌전에서는 골맛도 봤다. 후반전에 벤치에서 대기하며 동료들을 지켜봤고, 왼쪽 윙어로 투입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처럼 활발히 뛰더니 마테우스 누네스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 오른쪽 구석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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