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정우성 감독님, 본업부터 잘합시다 [씨네뷰]

최하나 기자 2023. 8. 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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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스러운 연출로 차별화를 뒀다는데, 글쎄다.

부디 정우성 감독이 본업부터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보호자'다.

15일 개봉되는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정우성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정우성 감독은 "정우성스러운 연출로 차별화를 뒀다"라고 했지만, 차별화를 논하기 전 완성도부터가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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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정우성스러운 연출로 차별화를 뒀다는데, 글쎄다. 멋 부리다가 개연성은 산으로, 캐릭터는 하늘로 간다. 진부한 클리셰를 더 진부하게, 더 올드하게 풀어냈다. 부디 정우성 감독이 본업부터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보호자’다.

15일 개봉되는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정우성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배우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 등이 출연, 정우성 감독의 데뷔작에 힘을 보탰다.

영화의 스토리는 클리셰 덩어리다. 과거 조폭이었던 남자가 자신도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게 되고, 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위협하는 이들과 싸운다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지녔다. 여타 비슷한 장르의 작품에서 수도 없이 봐왔던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정우성 감독은 “정우성스러운 연출로 차별화를 뒀다”라고 했지만, 차별화를 논하기 전 완성도부터가 엉망이다. 완성도가 엉성하니 차별화가 보일리가 만무하다.

우선 영화의 개연성은 오로지 ‘멋 부리기’ 위한 장면으로 인해 묵살된다. 영화는 수혁이 교도소에 출소해 조직의 보스 응국(박성웅)이 준비한 자동차를 받으러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차 한 대만 놓인 황무지의 절경이 멋있으나 교도소에 출소한 수혁이 그곳까지 어떻게 갔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있다. 그저 멋을 위한 장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수혁과 킬러 우진(김남길)이 난투극과 총격전을 벌이는데도 밖으로 나와보는 이들이 없다. 수혁이 진아(박유나)가 탄 오토바이를 추격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도로를 들이받고 차를 막무가내로 추월하고 난리가 났는데도, 어느 운전자도 클락션을 울리지 않는다. 오로지 도로는 수혁의 추격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멋 부리다가 개연성을 놓친 ‘보호자’는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무성의하다. 특히 수혁의 각성을 위해 아내(이엘리야)를 시한부로 설정하고, 결국 사고사로 퇴장시키는 전개는 너무나도 뻔하고, 촌스럽기 그지없다.

영화에 이용된 건 수혁의 아내뿐만이 아니다. 조직의 보스 응국, 2인자 성준(김준한), 킬러인 우진과 진아 등 빌런즈의 캐릭터 설계도 엉망이다. 이로 인해 맥락 없이 냅다 수혁에게 위협을 가하는 빌런즈 캐릭터는 무섭기보다는 나중엔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절정은 수혁이다. 정우성 감독이 “폭력의 세계를 떠나려는 수혁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폭력을 써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다”라고 설명했던 것과 달리 수혁에게서는 어떠한 폭력의 딜레마도 느껴지지 않는다. 미간을 찌푸렸다, 폈다 하는 걸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수혁이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정우성 감독의 디렉팅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배우의 탓이라기엔, 정우성 감독이 직접 수혁을 연기했으니 연기력과 디렉팅 중 무엇이 문제라고 명확히 지적할 수도 없다. 결국 배우 정우성도, 감독 정우성도 모두 문제다.

오로지 멋 부리는 것에 치중해 나머지 완성도를 내다 버린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런 것치고는 멋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차라리 멋은 좀 줄이고 다른 부분의 완성도에 집중했으면 이것보단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 연출 도전은 호기로웠으나 결과물은 엉망이다. 본업이라도 잘했으면 배우로서의 연기 경력에 대한 의심은 들지 않았을 텐데. ‘보호자’로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합격점을 얻지 못한 정우성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보호자']

보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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