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티몬 건물에 있는 카페가 특별한 이유
소셜커머스 '티몬' 발달장애인 고용해 카페 만들어
세련된 인테리어에 가격까지 싸 경쟁력 '빵빵'
직원 만족도 높고 입소문에 외부인도 찾는 명소
장애인 일자리+ 기업 이미지 제고…일석이조
중견건설업체, 우체국도 발달장애인 고용에 앞장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끝자락에는 탁 트인 통창에 세련된 외관에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베이커리까지 갖춘 카페 '툭(TUWC)'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 제1호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이 장애인 청년과 함께하기 위해 지난해 말 가로수길 본사 1층에 연 카페다.
툭(TUWC)은 '티몬위드유카페(Tmon With You Cafe)'의 각 단어 첫 글자를 딴 것으로 티몬과 장애청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카페라는 의미다. 이 카페는 이름처럼 10명의 발달장애 청년들이 일하고 있고 3명의 베테랑 사회복지사가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티몬이 본사 1층에 장애인과 함께하는 카페를 연 이유는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장애인 바리스타의 자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애인고용촉진법및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공공기관과 기업은 전체 근로자의 각각 3.4%와 3.1%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이 비율을 넘기지 못하면 장애인 근로자 고용 미달 인원 등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내야 한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 6곳(하나·KB국민·우리·신한·NH농협·기업)은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충족하지 못해 206억 9천만원의 부담금을 냈다.
나이키, 자라, 로레알 등 외국계 기업은 지난 2021년에 장애인 고용률 0%대를 기록하며 법을 우롱하는 듯한 행태를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면서 장애인 고용에서 오는 각종 부담을 지느니 벌금으로 때우겠다는 식인 것이다.
티몬 역시 2020년 한 때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을 채우지 못해 약 4억 3200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카페 '툭'을 열어 발달장애인 10명, 사회복지사 3명을 고용,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지정되면서 부담금 제로를 달성했다.
티몬 전체 직원이 500여명이어서 15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지만 중증장애인 10명을 고용할 경우 두 배인 20명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돼 부담금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다.
주변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두 개나 있지만, 카페 '툭'은 주변 카페에 비해 20% 저렴한 가격과 갓 구운 베이커리로 차별화에 성공하고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입소문이 났다. 이 결과 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인들도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티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칙칙하고 정형화된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니라 가로수길에 맞춘 산뜻하고 트렌디한 카페여서 마음에 든다", "실제 업무 회의나 미팅을 할 때도 카페를 많이 활용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40대 사회복지사 조모씨는 "장애인 바리스타에게 손님이 물티슈를 요청하면 손가락으로 물티슈를 가리키지 말고 직접 건네줘야 한다는 걸 교육하기까지 매우 힘 들었다"며 운영 초기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애인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손님도 많을 정도로 서비스가 개선됐다"며 "장애인 청년들이 운영하는 카페라는 것을 알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고용에 나선 중견기업의 사례는 서울 송파구 이른바 송리단길에 위치한 건설업체 윤창기공이 운영하는 카페 '블루웨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장 근무자가 많은 건설업체의 특성상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을 넘기지 못해 과거 약 4억 원의 부담금을 납부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본사 1층에 장애인 12명과 비장애인 5명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를 열고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도 받았다.
백신영 대표는 "단기적인 수익 보다는 지역 사회 내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 우체국 건물 안에 있는 'I got everything' 카페도 일반 장애인에 비해 2배 이상 취업이 더 어려운 발달 장애인들의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우체국이 연간 임차료 6천만원과 함께 공사비용을 지원해 오픈한 카페다.
부천우체국 외에도 지난해 11월 문을 연 남대구 우체국에 2명, 지난해 12월 개소한 인천남동 우체국엔 4명, 올해 1월 시작한 대전 둔산에도 2명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가 취업해 꿈과 희망을 키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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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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