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신 안 팔린 CJ·대상 '주춤'...라면 잘 팔린 농심·오뚜기 '쾌조'

유엄식 기자, 유예림 기자 2023. 8. 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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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대기업 2분기 실적 희비
올해 2분기 식품 대기업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국내외 식품 판매가 늘었지만, 글로벌 축산업 회복 지연으로 사료에 첨가하는 라이신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반면 농심, 오뚜기 등은 라면 업체를 비롯해 과자, 빵, 가공식품 등을 주력 판매하는 업체들은 실적이 개선됐다.
업계 1, 2위 식품 대기업 실적 발목잡은 바이오 사업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이 넘는 식품 대기업 7개 사 중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된 곳은 5개 사, 악화한 곳은 2개 사로 파악된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4233억원, 영업이익 2358억원(대한통운 제외)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업계 최대 수준이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7%, 40.1% 감소한 저조한 흐름이다.

식품사업 부문 매출은 2조732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427억원으로 15% 감소했다. 만두·치킨·김치 등 7대 글로벌 전략 상품(GSP) 판매량은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예상보다 높은 환율과 원당가 등 원가 부담이 가중돼 수익성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라이신을 비롯한 8대 사료용 아미노산과 생분해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사업 부문 매출은 8926억원, 영업이익은 3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 76% 감소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국 내수 침체에 따른 축산 업황 회복 지연으로 글로벌 아미노산 시황이 약세였고, 전년 동기 최대 이익 실현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대상은 2분기 매출 1조38억원, 영업이익 33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30.9% 각각 감소했다. 역시 바이오 사업 부진이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조미료, 장류, 소스류 등 주요 품목 매출은 증가했지만, 글로벌 축산업 부진으로 사료 원료인 라이신의 시장 판가가 하락하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대형 마트에 매대에 과자류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과자·빵·라면·소스 주력 제품 판매 호조...식품 5개사는 웃었다
이와 달리 다른 기업들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개선됐다.

롯데웰푸드는 2분기 실적이 매출액 1조406억원, 영업이익 4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롯데제과, 롯데푸드 합산 실적(매출 1조229억원, 영업이익 45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7.8% 각각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껌, 초콜릿 등 고수익 건과류 및 빙과 매출이 증가했고 생산 효율화로 비용을 줄여 손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동원F&B의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520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22.4% 증가했다. 동원참치캔, 양반김 등 주력 제품 판매량이 늘어났고 신선 식품과 음료 사업도 성장세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홈간편식(HMR) 제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전년 대비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삼립은 2분기 매출 861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 12.7% 실적이 개선됐다. 포켓몬빵, 보름달빵 등 주력 제품 인기가 이어졌고 베이커리(20.5%)와 유통(16%) 사업 매출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2분기 실적이 매출액 8375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0.8%, 영업이익은 1162.5% 각각 증가했다. 라면 수출과 해외법인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고 지난해 30억원 적자를 기록한 국내 사업도 273억원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맞물렸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현지 판매가 대폭 늘어났고 국제 해상운임이 안정화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2분기 매출액 8542억원, 영업이익 64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8.2%, 영업이익은 35.3% 각각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소스류, 간편식 등 판매 증가가 매출 상승을 이끌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상반기 부진했던 CJ제일제당과 대상은 하반기 국내외 가공식품 판매 증가와 바이오 사업 업황 개선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한다. 반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라면 회사들은 지난 7월 1일 자로 국내 제품 가격을 5% 인하한 점과 전분, 스프 등 원재료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돼 영업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식품 대기업들은 하반기 영업 효율화, 원가 구조 개선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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