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잼버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새만금 잼버리 취재 후기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는 젊은 청소년들이 야영을 하며 다양한 체험과 호연지기를 기르는 대회다. 이번 새만금잼버리대회도 처음엔 한두번의 취재면 끝나는 그다지 큰 뉴스는 아니였다.
개영식이 있기 하루 전인 1일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각국의 대원들이 속속 도착해 각자 숙영지에서 텐트부터 치기 시작했다. 현장을 둘러보고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끔찍한 폭염이였다.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데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체감온도는 39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 막히는 이런 날씨에 행사를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허허벌판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과 탈수를 막는 물이 부족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대원들은 지쳐가기 시작했다.
결국 파행의 조짐은 개영식 전부터 나타났다. 폭염에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다.
충분히 예고된 상황이였지만 숙영지 상황은 너무도 열악했다. 질퍽한 땅 위에 텐트를 쳐야했고 한 낮 텐트 속 온도는 40도가 넘었다.
습한 환경에 해충과 모기는 대원들을 괴롭혔다. 특히 모기가 없는 나라에서 온 대원들의 증상이 심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부족했고 그나마 화장실 청소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너무 더러웠고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결국 첫날부터 온열환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청소년 축제로 끝날 취재가 아니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폭염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그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 급기야 영국과 미국의 조기철수가 결정되면서 전국의 모든 언론매체들이 새만금으로 몰려들었고 매일 톱 뉴스를 장식했다. 뒤늦게 주변환경에 대한 대책을 세웠지만 많이 늦은 상태.
결국 태풍이 올라온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새만금 철수가 결정됐다. 4만명이 넘는 대원들이 새만금을 탈출했다. 거대한 엑소더스(exodus)였다. 어쩌면 태풍이 효자노릇을 했는지 모른다.
계륵 같았던 새만금 숙영지가 태풍으로 인해 철수가 결정되면서 전국으로 분산된 것이다. 그나마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학교, 종교계의 협조로 해결을 했고 결국은 국민들이 나서 위기를 해결을 한 것이다.
이번 잼버리대회는 방만한 준비와 위기상황에서 부실한 대처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회였다. 대회는 끝났지만 진짜 잼버리 대회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정치권으로 숙영지가 옮겨지고 국민들은 남의 탓 공방을 벌이는, 폭염만큼이나 짜증나는 뉴스를 한동안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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