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달짝지근해', 한층 유해진 얼굴로 바라보게되는 코믹 로맨스

강효진 기자 2023. 8.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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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평가할 때 한국인들이 꼽는 최고의 칭찬이 있다.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안 달지도 않고 딱 좋다'는 것.

'달짝지근해'는 바로 그 제목처럼 너무 달지도,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딱 달짝지근한 텐션의 코믹 로맨스를 그린다.

"10살 때 사고로 머리를 다쳐서 아픈 애다", "저 아저씨 좀 모자란 것 같다"는 대사처럼 치호는 흔히 볼 수 있는 40대 중반 남성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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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짝지근해. 제공ㅣ마인드마크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디저트를 평가할 때 한국인들이 꼽는 최고의 칭찬이 있다.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안 달지도 않고 딱 좋다'는 것. '달짝지근해'는 바로 그 제목처럼 너무 달지도,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딱 달짝지근한 텐션의 코믹 로맨스를 그린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치호는 과자밖에 모르는 남자다. 회사, 차, 집을 정확한 시간에 오고가는 일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점심도, 저녁도 과자로 대신하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이라고는 보리차가 전부다. 이렇게 번 돈은 절반 가까이 형 석호(차인표)에게 뜯기고, 그것도 모자라 도박빚까지 갚아준다.

"10살 때 사고로 머리를 다쳐서 아픈 애다", "저 아저씨 좀 모자란 것 같다"는 대사처럼 치호는 흔히 볼 수 있는 40대 중반 남성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누군가는 순수하다고 볼 수도, 누군가는 이상하다고도 볼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다.

일영은 대학생 딸을 둔 미혼모다. 결혼은 한 적 없는 싱글이다. 거침없는 성격처럼 불같이 사랑에 빠져 어린 나이에 딸을 낳았고, 올림픽 주기로 연락 오는 괴팍하고 폭력적인 아이의 친부 이육구를 끔찍해한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이고, 외향적이고, 솔직하다. 치호와는 정반대에 가까운 성격이다.

일영은 형의 도박빚을 대신 갚으러 온 치호가 어린 아이와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하고 만다. '이렇게 단번에?' 싶어서 쉽게 빠져들긴 어려운 설정이다.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치호에게 꽂혀버린 일영도 이해가 안가긴 마찬가지지만, 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영화적 허용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두 사람의 로맨스를 받아들이면 된다.

이후 일영의 적극적인 대시로 치호와 일영은 '밥 친구'와 '썸' 타는 연인, 그 중간 쯤의 관계가 된다. 일영의 논리에 휘말리듯 밥을 먹기 시작해 처음엔 낯설어했던 치호도 자연스럽게 일영과 대화하고 밥을 먹는 시간에 익숙해진다.

이후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수룩하고 순진한 치호의 캐릭터성이 반영되면서 보통 로맨스와는 다른 아기자기함으로 흘러간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 속 커플이었다면, 차근차근 마음을 확인하겠지만 치호와 일영은 어딘가 우습게 삐걱거린다. 별 뜻 없이 모텔촌을 지나치던 치호의 말을 일영이 '시그널'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자동차 극장 신 등이다.

사랑의 방해꾼인 치호의 형 석호와 일영의 딸 때문에 위기를 겪지만, 생각지도 못한 주변 인물들 덕분에 두 사람 사이가 봉합되기도 한다. 전반부는 다소 촌스럽다고 느껴질 만큼 쉬운 유머로 아기자기하게 두 사람의 관계 발전을 그려나간다면, 후반부에는 위기를 겪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한선화, 진선규 등 합이 좋은 여러 캐릭터들이 가세하면서 소소한 코믹함과 풍성함을 더한다.

▲ 한층 유해진 얼굴로 일영(김희선)을 바라보는 치호(유해진). 제공| 마인드마크

보통 영화에 지나치게 많은 카메오들은 몰입을 깨게 하기 마련이지만, '달짝지근해'에 쏟아지듯 많이 나온 카메오들은 오히려 다소 늘어지던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유쾌함을 자아내면서 적재적소에서 활약을 펼쳤다. 익히 알려진 정우성을 비롯해 임시완, 고아성, 염혜란이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등장해 치호와 일영의 인연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준다.

가볍게 웃으며 큰 고민이나 수 싸움 없이 볼 수 있는 러블리 팝콘 무비다. 치열한 블록버스터 전쟁 속 아무 생각 없이 순수한 설렘과 웃음에 푹 빠지고 싶다면 '달짝지근해'가 올 여름 유일한 선택지다. 관람 전보다 한층 유해진 얼굴로 극장 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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