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식 안샀으면 어쩔 뻔”...두둑해진 배당금 역대급 이라는데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8. 1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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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배당금 4.7조
전년比 18% 증가 역대 최대
[사진 = 연합뉴스]
상장사들의 2분기 분기배당금 총액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지주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분기배당을 채택해 주가부양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영향이다. 투자자 편익 확대 측면에서 꾸준한 현금흐름이 장점인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올해 2분기 분기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상장사는 4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41곳, 지난해 46곳에 이어 매해 숫자가 늘고 있다. 3년전인 2020년 25곳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배당금 규모도 역대 최대를 갈아치우고 있다. 같은 날까지 공시된 2분기 분기배당금 총액은 4조7744억원으로 조사됐다. 작년(4조475억원)보다 18% 늘어난 규모다. 2003년 분기배당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 상장사들의 2분기 분기배당금이 사상 처음 4조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또다시 역대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연도별 2분기 분기배당금은 2020년 2조6042억원, 2021년 3조8482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배당주들 사이에선 분기배당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흐름의 측면에서 일년에 한번 배당금을 받는 것보다 분기별로 나눠서 지급받기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당주들은 배당기준일을 전후로 주가 등락폭이 확대되는 수급 왜곡이 발생하는데 분기배당을 실시하면 이같은 충격도 줄일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배당 가시성 제고를 위해 미국 기업들처럼 분기별 균등 배당을 지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일정한 현금흐름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당주의 대표격인 금융지주들이 최근 연이어 분기배당주에 동참했다. 올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배당에 나설 예정인 우리금융지주는 1307억원을 지급한다.

지난 1분기 첫 분기배당을 실시한 하나금융지주도 2분기 분기배당금을 1728억원으로 공시했다. 신한지주(2721억원)는 2021년 2분기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제일 먼저 분기배당을 실시했고 KB금융(1959억원)은 지난해 1분기 합류했다. 시가배당률은 KB금융이 1.1%, 신한·하나·우리금융이 1.5%를 기록했다.

과거 반기에 한번 중간배당을 실시하던 기업들도 분기배당으로 속속 배당정책을 변경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배당에 나선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2분기 3928억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150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보통주가 0.7%, 우선주가 1.4%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작년까지는 분기배당이 아니라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규모가 큰 기업들이 중간배당에서 분기배당으로 넘어감에 따라 올해 중간배당 총액은 7148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규모인 1조3479억원과 비교해 47% 감소했다. 중간배당 기업 수는 35곳으로 작년(36곳)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2분기 분기배당금을 2조4521억원으로 공시했다. SK하이닉스도 2064억원을 지급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에 따른 순이익 감소에도 일정한 규모의 분기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다. 네이버(623억원)도 2분기 기준 첫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중간배당 기업 중에선 KT&G가 올해 처음으로 1395억원의 배당금을 발표했다. 통신주들도 SK텔레콤(1813억원)이 분기배당을, LG유플러스(1074억원)가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다만 분기배당 실시와 주주가치 제고는 떼어놓고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결산배당을 합한 전체 배당총액이 제자리라면 주주환원이 확대된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기업들이 결산 시기에 배당가능이익과 배당금액 등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주주들의 투자 판단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배당 확대가 대주주의 이익을 위한 결정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선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확대 정책이 기업 성장성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성장 기업의 배당 확대는 성장성에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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