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우성 "영화감독이 제 적성이더라고요"

손정빈 기자 2023. 8. 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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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호자' 감독 맡아 장편영화 데뷔
"정우성스러운 영화로 관객과 소통 원해"
기존 감독 이탈로 정우성이 연출 맡게 돼
"감독 책임감 배우일 때와 또 다르더라"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도전은 아픈 것이지만, 도전할 때만 만들어낼 수 있는 반짝반짝 한 게 있어요. 도전 의식은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배우 정우성(50)이 아니라 감독 정우성이다. 한 시대와 세대를 상징하는 스타였고, 지금까지도 한국영화계를 상징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그가 영화 '보호자'(8월15일 공개)로 영화감독이 돼서 돌아왔다. 십 수 년 전부터 연기 뿐만 아니라 연출도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해온 정우성은 50대가 돼서야 감독으로서 발을 내디뎠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많이 떨려서 담담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하면서도 "감독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정우성스러움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 끊임없이 도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보호자'는 간결한 액션영화다. 10년 간 수감 생활을 한 전직 폭력조직원 수혁이 출소 후에 존재를 몰랐던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을 제거하려는 조직에 의해 딸이 납치되자 그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우성은 연출과 함께 주인공 수혁을 연기했다.

'보호자'는 원래 정우성이 수혁을 연기하기로 했던 작품이었다. 원래 연출을 맡은 건 어느 신인 감독이었다. 그런데 그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이 프로젝트에서 이탈하게 됐고, 프로듀서와 논의 끝에 정우성이 연출까지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 "연출을 하기까지 과정은 이게 다예요. 단순하게 결정됐죠. 어쨌든 완성된 영화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 없이 현장에서 감독으로서 연출하는 게 적성에 맞더라고요.(웃음) 물론 연출도 하고 연기도 해야 하는 장면을 찍을 땐 피로감이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제 촬영분이 없을 때는 현장에서 정말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즐거웠고, 신났습니다."

줄거리만 보면 뻔하다. 국내외 영화를 꾸준히 봐온 관객이라면 '보호자'와 비슷한 설정의 영화를 5~6편은 너끈히 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보호자'가 그런 영화들과 다른 점은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다. 일부 캐릭터는 과장돼 있다고 느낄 정도로 튀기도 하고 액션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화려한 자동차 추격 장면 등도 있지만, 거칠다기보다는 잔잔하고 유머러스하며 때론 귀여운 구석도 있다. 정우성 감독은 "클리셰를 극복하는 게 도전"이었다고 했다. "수혁은 평범하게 살려고 하지만 어떤 게 평범하게 사는 건지 몰라요. 그 답답함, 수혁의 우유부단함이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게 했습니다. 그는 폭력적 상황 속에 놓였던 과거를 후회하고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폭력을 덜 쓰고 싶어합니다."


배우로서만 평가 받으면 됐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보호자'에선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연출가로서 증명해야 한다. 배우로서 정우성의 역량은 이미 검증된 것이기에 아마도 '보호자'에 대한 평가는 감독 정우성의 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는 배우로서 개봉을 기다릴 때와 감독으로서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기분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배우일 땐 제 캐릭터만 책임지면 되죠. 감독일 땐 영화에 나온 모든 캐릭터를 책임져야 하잖아요.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불안감이 없을 수 없어요."

'보호자'는 유해진과 김희선이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달짝지근해:7510'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같은 날 공개된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여전한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밀수'와도 경쟁해야 한다. 흥행을 장담할 수 없고 때에 따라선 실패의 쓴맛을 볼 수도 있는 시장 상황이지만, 정우성은 배우로서 또 감독으로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 계속 다른 걸 할 겁니다. 다른 영역에 도전한다는 말을 아니에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거죠. 시작을 할 땐 언제나 새롭게 출발해야 하니까요. 끊임없는 도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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