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지명 유력했는데'... 장현석은 왜 'ML 도전' 결단 내렸나
[마이데일리 = 용산 심혜진 기자] 장현석(19)이 KBO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 무대를 선택했다.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고 빅리그 마운드에 설 순간을 기약한다.
장현석은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드래곤시티호텔에서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존 디블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 딘 김 한국 담당 국제 스카우트, 이예량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교 최대어’로 불렸던 장현석은 올해 7경기에서 27⅓이닝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했다. 49탈삼진, 12볼넷,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 157km의 빠른 볼은 물론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다. 직구에 그치지 않고 슬라이더,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좋다.
때문에 장현석은 KBO 신인드래프트에 나선다면 1순위가 확정적이었다. 그러면 한화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장현석은 고심 끝에 메이저리그행을 택했다. 그가 결심한 뒤 빠르게 계약이 진행됐고, 지난 8일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 계약 체결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장현석은 박찬호, 류현진에 이어 미국 무대 첫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한 3번째 투수가 됐다.
그렇다면 왜 장현석은 KBO리그행 대신 미국행을 택했을까. 프로 구단 유니폼을 입었다면 팀의 철저한 관리 속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 직행한 선수들 중, 실제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은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올해 전반기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냉정히 볼 때 아직 완전히 메이저리그에 정착한 선수는 아니다. 최지만(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힘든 시기를 겪은 끝에 메이저리거가 됐다.
가장 성공한 사례는 박찬호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추신수가 있다. 추신수 역시 긴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친 끝에 빅리그에 왔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출루율 0.377, OPS 0.824의 성적을 마크하고 지난 2021년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한 때는 류현진을 시작으로 김광현, 오승환, 이대호, 황재균, 김현수 등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뒤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반대로 메이저리그 직행을 결정하는 선수가 줄어든 경향도 없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를 봤을 때 장현석의 미래는 결코 쉽지만은 않다.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문화부터 언어, 환경까지 적응할 것들이 태산이다. 또 언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를지도 기약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장현석은 도전을 택했다.
장현석은 "물론 KBO리그에서 뛰다가 미국에 나갈 수 있겠지만 내 꿈은 메이저리거다. 미국에서 더 과학적인 야구를 하고 좋은 시스템과 좋은 시설에서 완벽하게 몸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 직행을 선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7월 24일 청룡기 장충고와 8강전이 끝난 후 미국행을 결심했다는 장현석은 "클레이튼 커쇼처럼 되고 싶다. 커쇼는 다저스에서 오래 던지고 있는 1선발, 에이스였기 때문에 나 역시 그런 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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