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태풍 피해 없었다던데…김정은, 간부들 공개 질책 이유는?

이설 기자 2023. 8.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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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6호 태풍 '카눈'의 피해를 입은 강원도 안변군 일대를 돌아봤다.

태풍 '카눈'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김 총비서는 약 3년 만에 찾은 재해 현장에서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자 기사에서 김 총비서가 태풍 피해 발생 초기 당과 정부의 간부들에게 현장에 내려가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하고 복구사업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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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 만에 수해 현장 직접 챙겼으나 '애민'보다 질책 부각
자연재해 취약한 환경…다가올 수해 등에 경각심 높이려는 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김정은 총비서가 태풍 피해를 입은 강원도 안변군 오계리 일대를 돌아보시며 피해복구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6호 태풍 '카눈'의 피해를 입은 강원도 안변군 일대를 돌아봤다. 태풍 '카눈'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김 총비서는 약 3년 만에 찾은 재해 현장에서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자 기사에서 김 총비서가 태풍 피해 발생 초기 당과 정부의 간부들에게 현장에 내려가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하고 복구사업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선 강하천 제방이 터지고 200여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김 총비서는 그동안 재해 현장에서 애민과 헌신을 부각했는데 이번엔 간부들을 질책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20년 8월 홍수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찾았을 때는 직접 승용차를 몰고 나타나 주민들과 만났고, 같은 해 9월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본 함경남도 일대에도 진흙탕이 된 현장을 누비며 애민정신을 부각했다. 지난 2019년 태풍 '링링'이 상륙했을 당시엔 직접 차를 몰고 평양 시내를 둘러봤다는 일화가 뒤늦게 보도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김 총비서가 비에 젖은 간부들을 세워놓고 찡그린 표정으로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부각됐다. 또 13장 중 3장이 물에 잠긴 논의 사진이고, 나머지 김 총비서가 나온 사진에도 침수된 현장의 모습이 그대로 등장한다.

보도 내용도 김 총비서가 빠르게 조치를 취해줬다는 점 못지않게 간부들을 '질책'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신문은 "이번 피해는 전적으로 이 지역 농업지도기관들과 당 조직들의 심히 만성화되고 무책임한 사업태도 때문"이라거나 "이곳 일꾼들은 국가적 조치에 둔감하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라는 김 총비서의 질책을 전했다.

태풍 카눈이 생각보다 일찍 소멸하면서 피해는 과거의 태풍 때보다 크지 않았지만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다가올 재해 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 있게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김정은 총비서가 태풍 피해를 입은 강원도 안변군 오계리 일대를 돌아보시며 피해복구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최소화 사업이 올해 경제 과업 성취 여부와 직결된다면서 각 부문별 신속한 대응을 촉구해왔다. 최근까지 계속되는 경제난 속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삐를 더욱 죄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알곡 생산을 경제과업 중 1순위로 꼽았는데, 이번 피해가 하필 농경지에 발생한 것도 '강한 질책'의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농업 성과를 위해 올해 공들인 관개체계 정비 사업에도 반하는 '제방 터짐' 사고까지 나면서 강원도의 '당 결정 관철' 실태에 결함이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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