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으로 설명 안 되는 류현진 호투…444일 만의 승리 만든 '춤추는 체인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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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수준의 구속을 가져본 적도 없는 류현진이지만, 올해만큼 느린 공을 던진 적 또한 없었다.
직구와 짝을 이루는 구종인 만큼 낙차 그 자체보다 두 구종이 얼마나 파악하기 어렵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한데, 14일 경기 내용을 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여전히 타자들에게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
상대 팀 감독이 감탄하는 체인지업, 류현진이 떨어진 구속에도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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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수준의 구속을 가져본 적도 없는 류현진이지만, 올해만큼 느린 공을 던진 적 또한 없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직구 평균 구속은 점점 내려가고 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로 간다.
444일 만의 첫 승으로 류현진의 위력은 구속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체인지업이 여전히 특급이라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감격의 복귀 첫 승을 거뒀다. 1회 비자책 2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비자책 2실점을 기록했고, 토론토가 11-4로 크게 이기면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날짜로는 무려 444일 만에 올린 선발승이다.
이날 류현진은 복귀 후 가장 빠른 시속 91.1마일을 기록했다. 3회 이안 햅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을 때 91.1마일 패스트볼이 나왔다. 2일 볼티모어전에서는 91.0마일(약 146.4㎞,), 7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90.7마일(약 145.9㎞)이 최고 구속이었다. 그런데 직구 평균 구속은 오히려 반대였다.
▶ 류현진 복귀 후 3경기 패스트볼 최고/평균 구속
2일 볼티모어전 91.0마일 / 89.3마일
7일 클리블랜드전 90.7마일 / 88.8마일
14일 컵스전 91.1마일/88.4마일
14일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8.4마일로 연평균치보다 0.6마일이나 떨어졌다. 그런데도 경기 내용은 지난 2경기보다 나았다.
컵스 타선이 약해서 그렇다고 볼 수도 없었다. 컵스는 14일을 포함해 후반기 팀 OPS 0.845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이런 강타선을 상대하면서 던진 86구 가운데 40구가 직구였다.
메이저리그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메이저리그 하위 3%에 속한다.
지금까지 이 수치에서 상위권에 속한 적은 없었지만, 이정도로 하위권인 적 또한 없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던 2019년이 하위 8%였다. 2020년과 2022년 4%보다도 낮다.
대신 체인지업의 낙차가 더 커졌다. 직구와 짝을 이루는 구종인 만큼 낙차 그 자체보다 두 구종이 얼마나 파악하기 어렵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한데, 14일 경기 내용을 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여전히 타자들에게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
류현진은 이날 6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는데 4번이 체인지업에서 나왔다. 체인지업의 헛스윙 유도율은 16.7%(24구 중 4번)다.
14일에 잡은 삼진 3개의 결정구가 전부 체인지업이었다. 1회 선두타자 크리스토퍼 모렐을 상대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회와 4회에는 패트릭 위스덤을 연속 탈삼진 처리했는데, 이때도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알고도 당하는 춤추는 체인지업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컵스 데이비드 로스 감독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파괴적이었다"고 표현했다. 또 "구속은 아직 류현진이 원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은 걸 알지만, 그래도 그는 충분히 투구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상대 팀 감독이 감탄하는 체인지업, 류현진이 떨어진 구속에도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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