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중앙은행 총재 "韓, 70억불 무이자 예치"… 속내 복잡한 '테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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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예치된 이란 동결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된 가운데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동결자금이 그동안 한국에서 무이자 형태로 예치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파르진 총재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0억달러(약 9조2000억원)에 달하던 동결자금은 무이자 예치와 환율 변동 등의 영향으로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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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진 총재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란 정부와 IBK기업은행·우리은행 측은 지난 2012년 금리 연 1.6%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지난 2019년 대이란 제재를 전부 복원한 이후에도 한국 측은 70억달러에 대한 이자를 꾸준히 지급했다. 환율 변동을 감안해도 이자 등을 감안하면 동결자금 규모가 60억달러 규모이기는 어렵다. 약 60억달러가 스위스로 향한 것은 맞으나, 이는 이란이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약 10억달러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파르진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 이란 내 강경파에 '동결자금을 전부 회수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외신의 보도와 달리 이번 미국·이란의 '동결자금 반환·포로 교환' 합의에 불만을 품는 이란 내 강경파 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란 강경파는 이번 동결자금 해제가 '당연히 취해져야 할 조치'로 포로 맞교환과는 별도로 시행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들(강경파)은 카타르 등 해외 소재 이란 은행 계좌 6곳에 이란 자금을 예치한 상태로 남겨둬야 한다는 점에 불만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강경파 내부에선 동결자금을 바이오·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에만 사용할 것을 압박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지침'에도 강한 불쾌감을 표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국내 동결자금 이자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실과 다른 주장은 양국 관계가 이란혁명수비대의 한국케미호 나포로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 2021년 1월에도 나왔다. 파르진 총재 전임자인 압둘나세르 헴마티 당시 중앙은행 총재는 당시(지난 2021년 1월) 공개석상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동결자금에 대한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와 달리 이란 행정부는 일부 자금이 한국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이란핵합의(JCPOA) 복원이 임박하다고 판단한 우리 정부가 '60억달러 이체-10억달러 국내 예치'를 검토한 이유도 다름 아닌 이란 외교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란은 당시 자금 중 일부를 IBK기업은행·우리은행에 원화를 남겨둬야 원화·리얄화 결제시스템이 재가동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국내에 남겨둘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원화·리얄화 결제시스템에 원화가 남아있어야 지난 2018년 5월 미국의 JCPOA 전격 탈퇴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60억달러-10억달러 구도'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이란 내 강경파 달래기 현상은 이란 외교부의 지난 11일 공식 성명에서도 읽힌다. 당시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동결자금을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이란 외교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동결 자금 사용법은 전적으로 이란이슬람공화국의 결정에 따른다"고 즉각 반박했다.
김태욱 기자 taewook97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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