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마스터' 조창호 테디밸리 대표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완벽한 코스 만들겠다"

김인오 2023. 8. 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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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13일 성료
20년 외길 조창호 테디밸리 대표이사, 완벽 코스 세팅 지휘
"김정수 회장의 결단과 회원들 배려가 큰 도움"
"마스터스 같은 국내 최고 토너먼트 코스 만들고파"
조창호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대표(사진=서귀포,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서귀포, 김인오 기자) "대회 기간 디보트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만큼 완벽했다."

"태국 전지 훈련에서 경험했던 버뮤다 잔디보다 더 좋아서 놀랐다."

"아직 하반기 대회가 많이 남았지만 지금까지는 최상의 코스 세팅이라 칭찬하고 싶다."

올해 신설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이 13일 막을 내렸다. 출전 선수 120명 대다수가 코스 세팅에 엄지를 세웠고, 대회장을 제공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완벽한 코스 관리의 중심에는 조창호 신임 대표이사가 있다. 2014년 골든베이(충남 태안 소재)부터 올해 초 제이드팰리스(강원 춘천 소재)까지 전문경영인으로 근무한 조 대표는 지난 7월 1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한화클래식부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까지 다수의 골프 대회를 완벽하게 치러낸 조 대표에게는 '필드 마스터'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골든베이와 제이드팰리스에서는 공이 완전히 잠기는 긴 러프 세팅으로 '조러프'라는 악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은 일종의 '훈장'으로 여긴다.

조 대표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위해 공식 취임 두 달 전인 5월부터 짐을 제주도로 옮기고 코스 관리에 들어갔다. 2008년 BC카드 클래식 이후 15년 만의 대회 코스 개방이라 부담이 컸다. 최상의 토너먼트 코스를 그렸지만 여러가지 악재가 겹쳤다. 잔디 생육에 애를 먹었고,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버뮤다 잔디가 베이스다. 추위에 약한 특성이 있지만 겨울만 견뎌내면 최상의 골프장 잔디다. 대신 겨울을 앞두고는 한지형 잔디인 라이 그래스를 오버시딩(녹색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씨를 뿌리는 파종법)해 컨디션을 유지한다. 3~4월에는 버뮤다 잔디 생육을 위해 라이 그래스를 솎아낸다.

13일 조창호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대표가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자 이예원에게 우승 부상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서귀포, 박태성 기자)

"이렇게 햇빛을 간절히 원했던 적이 있었을까."

조 대표는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버뮤다 잔디는 햇빛이 필수다. 맑은 날이 일주일 이상만돼도 풍성하게 자라난다. 그런데 7월 장마가 길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흙이 그대로 드러난 곳이 많아 걱정에 잠도 제대로 못잤다. 다행히 대회 3주 전부터 햇빛이 내리쬐면서 한시름 놓게됐다"며 웃었다. 

잔디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조 대표는 자신의 스타일로 코스를 만들어갔다. 페어웨이는 14mm, 러프는 평균 35mm로 난도를 낮췄다. '조러프'의 명성은 카트도로 밖에 남겨놓은 라이 그래스로 이어갔다. 버뮤다 잔디와 혼재돼 많은 선수들이 탈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신 티샷 정확도가 높은 선수에게는 좋은 순위로 보답했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대회 1라운드가 취소됐다. 하지만 남은 사흘은 제주도 특유의 강풍이 불지 않았고, 이예원에게 우승컵을 안겼다. 

대회를 성황리에 마친 조 대표는 김정수 회장과 회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6월부터 하루 36팀의 내장객만 받고 코스를 정비했다. 매출 감소보다는 대회 성공을 최우선으로 지시한 회장님의 결단과 회원들의 배려로 지금의 코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2025년까지 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조 대표는 국내 최고 토너먼트 코스를 설계 중이다. 그는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완벽한 코스를 위해 1년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회원들을 자원봉사자로 유도해 대회를 만드는 중요한 구성원으로, 또 골프장 회원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창호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대표(사진=서귀포, 박태성 기자)

◇조창호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대표는?

1984년 서울고등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서울시골프협회 주관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의 유망주였다. 동국대학교 체육교육학과와 동대학원 졸업 후 강사로 근무하다 2002년 부친의 사업장이 있던 중남미국가 니카라과로 건너갔다.  

2004년 니카라과 유일의 골프장 네아파CC 클럽 챔피언에 오르면서 골프장 경영을 처음 배웠고,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거쳐 2014년 한화에 입사해 골든베이CC, 용인 플라자CC, 제이드팰리스 총지배인을 지냈다. 올해 7월 1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 대표로 공식 취임했다. 니카라과와 태국 골프장에서 버뮤다 잔디 관리법을 익혀 테디밸리에 최적화된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골프장 경영과 잔디에 대한 지식을 아낌없이 전해준 천안 우정힐스CC 이정윤 대표를 평생의 은사이자 은인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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