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보다 더딘데…내년 '또 한파' 우려
반도체 업황 선행지표인 美PMI 27개월째 하락 중
7월 美CPI도 다시 고개들어…연내 기준금리 인하 불투명
반도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디플레' 우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고 감소를 공식화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 업황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인다.
기존 기대처럼 하반기 업황이 회복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내년의 반도체 업황이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이 피크였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SK하이닉스는 재고일수가 1분기 233일에서 2분기 177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황 회복의 첫 신호가 재고인 만큼,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반도체 가격의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반도체 동향지표인 DXI지수는 전주 대비 0.6%, 전월 대비 2.9% 각각 하락했다. 기업간 거래 가격인 고정거래가격 역시 D램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추가 감산을 결정한 낸드플래시 가격은 정체 중이다.
PC는 물론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직격탄이 됐다. 또 AI(인공지능) 서버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대로 일반 서버에 대한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른 긍정적인 요소는 서버용 D램인 HBM에 대한 수요 급증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하이엔드 GPU인 'H100'에는 80~96GB의 HBM3가 8개, 이전 세대인 'A100'에는 64GB의 HBM2e가 8개가 각각 탑재된다.
HBM3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의 비중이 지난해 5% 이하에서 1분기 10% 이상으로 올랐고, 4분기 15%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말 또는 4분기 초 HBM3의 출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설비 부족에 따라 초기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하반기에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더라도 전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경제 지표는 여전히 둔화 분위기를 보인다.
미국 ISM(공급관리협회)의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지난 2021년 3월 53.7로 고점 이후 7월 46.4로 27개월 동안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7월 CPI(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지난해 6월 9.1%를 정점으로 하락하던 추세를 되돌렸다. 특히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등이 상승하고, 주거비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여전히 씨름하는 가운데 반대로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갈등이 고조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 후폭풍이 멈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 다시 반도체 한파가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미국 PMI와 글로벌 유동성의 전년대비 증감률 등 매크로(거시경제) 경기 및 수요를 선행하는 지표를 6~9개월 후행한다"면서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경기선행지표의 반등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호전을 암시하지만, 최근 경기선행지표의 재둔화는 내년 업황에 대한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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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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