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돈은 또 세금으로…” 백인 노동자 출신이 부른 컨트리 또 1위
‘당신의 돈은 끝없이 세금으로 흘러가, 뚱뚱한 사람들이 복지를 착취하고 있어… 이 망할 나라는 젊은이들을 걷어차기만 하니까 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거야.’
이와 같은 가사로 과도한 세금과 복지 정책을 거침없이 비판한 미국 무명 가수의 노래가 워싱턴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외된 백인 노동 계층의 애환을 담은 이 노래에 미 전역의 보수층이 갈채를 보내면서 정계도 들썩이는 것이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유튜브에 공개돼 5일 만에 조회수 840만회를 돌파한 이 노래의 제목은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Rich Men North of Richmond·북리치먼드의 부자들)’이다. 미 동부 버지니아의 주도(州都)인 리치먼드에서 북쪽으로 약 100마일(160km) 떨어져 있는 곳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인 점을 들어 이 노래 제목이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을 지칭한다’는 해석과, ‘리치먼드 북부 지역의 부유층을 뜻한다’는 해석이 갈린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 노래를 부른 백인 가수 올리버 앤서니는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버지니아 시골 지역인 팜빌에 살고 있다. 그는 노래 영상에서 외진 숲속을 배경으로 낡은 초록색 티셔츠 차림에 오랫동안 깎지 않은 긴 수염을 그대로 둔 모습으로 “하루 종일 일하면서 영혼을 팔고 있지만 월급은 허접하다”며 핏대를 세운다. 또 이 노래에서 이기적인 부유층과 정치인들은 모든 걸 통제하고 싶어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폭스뉴스 등은 “다른 반주도 없이 기타 하나로 부르는 이 노래가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미 공화당 소속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음에도 잊혀진 미국인들의 찬가(anthem)”라고 평가했다. 이 노래 영상이 올라온 유튜브에는 ‘공감한다’는 댓글이 3만6000개 이상 달렸다. 한 네티즌은 “자국(미국) 정부로부터 명예를 훼손당하고, 무시당하고, 조롱당하고, 비방당하고, 강탈당한 미국인들을 위한 노래”라고 했다.
그간 미 진보 진영은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을 내세우면서 백인·남성이 주 애청자였던 컨트리음악을 공격해왔다. 이번 노래는 문화·예술계 전반을 지배해왔던 좌파 세력에 반감을 가진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구심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제이슨 알딘이 부른 컨트리음악 ‘트라이 댓 인 어 스몰 타운(소도시에서 그 짓을 해봐)’도 진보층의 PC주의를 비판하는 가사를 담아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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