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 中·러… 美 빠져나간 뒤 아프간서 더 밀착
올해 1월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중국 기업 신장중앙아시아석유가스사와 협약을 맺고 아프간 북부 아무다리아강 유역 유전(추정 매장량 8700만 배럴)의 25년 채굴권을 줬다. 이에 따라 3년간 이 지역에 중국 자본 5억4000만달러(약 7200억원)가 투입된다. 탈레반 장악 후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로 꼽힌다.
2년 전 아프간 친서방 정부를 축출하고 집권한 탈레반과 중국·러시아·이란 등 권위주의·반미 성향 국가들의 밀착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인권 탄압 등을 문제 삼아 거리를 두고 있는 유엔 및 서방 국가들과 달리 탈레반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역내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밀착이 두드러진다. 탈레반은 지난 5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신실크로드) 참여를 선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 일대일로에서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가 탈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으로 이어지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는 아프간이 중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중국은 앞서 지난 4월에는 민간 기업 ‘고친’을 내세워 아프간의 리튬 개발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은 22억t의 철광석, 1200만t의 구리를 비롯해 다수의 희토류가 매장된 자원 부국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역시 국제 제재를 받는 아프간과 밀착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이를 아프간에 할인 판매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휘발유 100만t, 경유 100만t, 액화천연가스(LPG) 50만t, 밀 200만t을 공급했다. 이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이후 첫 국제 거래였다. 러시아는 올해에도 아프간과 주변국과의 당면 현안을 논의하는 ‘모스크바 포맷’이라는 협의체를 창설하고 오는 9월 카잔에서 열리는 회의에 탈레반을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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