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잼버리 ‘남 탓’하며 정쟁 뛰어든 文, ‘부끄러움은 국민 몫’ 맞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부실 운영과 관련해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며 “국격과 긍지를 잃었고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되었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부디 이번 실패가 쓴 교훈으로 남아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고도 했다. 현 정부를 탓하며 행사를 실패로 규정하고 국격 실추라고 비난한 것이다.
이번 대회 초반 폭염·해충 대비나 화장실·샤워장 문제 등이 불거진 것은 현 정부와 전북도 책임이 크다. 그러나 대회 유치 결정이 이뤄진 것은 문재인 정부 때였고 대회 준비도 문 정부 5년간 이뤄졌다. 나무 한 그루 없이 물이 흥건해 부적격지로 판명난 신규 매립지를 대회 장소로 결정한 것도 문 정부 때다. 대회 관련 예산 상당액이 문 정부에서 집행됐지만 배수·전기 설비를 비롯한 기반 시설 공정률은 37%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데 자기 책임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게 윤 정부의 준비 부족 때문인 것처럼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왜곡된 부동산 정책으로 ‘미친 집값’을 만들고, 소득 주도 성장 실험으로 일자리를 없앴으며, 탈원전으로 에너지 백년대계를 무너트리는 등 수많은 정책 실패로 국정에 무거운 부담을 남긴 장본인이다. 그러나 잘못이 드러나도 한 번도 사과한 일이 없다. 오히려 “5년 성취가 무너져 허망하다” “전문가에게 경제를 맡기면 안 된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감사원 감사엔 “무례하다”고 꾸짖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때 “잊힌 삶을 살겠다” “정치를 떠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퇴임하자 마자 소셜미디어에 수시로 일상을 올리고 야권 정치인들을 만나 정치적 메시지를 날렸다. 자신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책방 사업까지 했다. 최근엔 호남 지역에서 열린 ‘수해 극복 생명 위령제’에 참석, “생명·안전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달 말에는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친문 의원들과 만찬을 하며 수도권 민심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정치를 떠난 퇴임 대통령이 왜 총선 대책을 논의하나. 사실상 정치를 재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토록 노골적으로 정치적 언동을 계속하며 현실 정치에 개입한 전직 대통령은 여태껏 없었다. 더 큰 갈등과 혼란이 일어나기 전에 은인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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