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初步 꼬임수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8. 15. 03:01
24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왕싱하오 八단 / 黑 김명훈 九단 흑>
白 왕싱하오 八단 / 黑 김명훈 九단 흑>
<제12보>(175~190)=수읽기에 몰입하거나 형세가 뜻과 같지 않을 때 프로 기사들은 다양한 동작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 조치훈의 자기 뺨 때리기, 조훈현의 자조(自嘲), 유창혁의 찡그림 등이 대표적이다. 김명훈의 전매특허는 머리카락 꼬기다. 사정 없는 초읽기에 쫓기며 형세마저 혼란스럽자 작업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175는 끝내기 요령. 백이 웬 떡이냐 하고 참고 1도 1로 흑 2점을 잡으면 6까지 수순으로 중앙 백 4점이 떨어지고 형세가 역전된다. 초보 수준의 꼬임수라고 할까. 그러나 이 정도 유혹에 넘어갈 프로는 단 한 명도 없다. 177로 넘어 흑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178부터 둘은 잠시 잊고 있었다는 듯 해묵은 패를 재개한다.
백이 188로 물러났을 때 189로 뒷걸음질친 수가 묘하다. 참고 2도 1에 잇고 우중앙 백 대마의 목숨을 추궁할 절호의 찬스 아니었을까. 하지만 계속해서 참고도 14까지 수순을 따라가다 보면 의문이 풀린다. 그나저나 중앙 패싸움은 언제쯤 끝을 보게 될까. (181 187…▲, 184 19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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