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 금융권 전이 조짐

최형석 기자 2023. 8.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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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신탁사 상품환매 실패
지난 11일 중국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베이징에 짓고 있는 주거용 건물 건설 현장. 한 인부가 공사 중인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다. 중국 주요 부동산 업체들의 자금난이 심각한 가운데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돌아온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 뉴스1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 업체였던 비구이위안(碧桂園·영어명 컨트리가든)에 이어 다른 부동산 업체들도 잇달아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위안양(遠洋·시노오션)이 내년 만기 예정인 채권 이자 2094만달러(약 278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위안양이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 규모는 7억달러 정도다.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 시작된 위기는 금융권으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서(財聯社)는 이날 “대형 부동산신탁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이 9000만위안(약 165억원) 투자 상품 환매에 실패했고 앞으로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규모가 7억3000만위안(약 1340억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위안양 주가는 5.1% 급락했다. 157억위안(약 2조9000억원) 규모 11종 채권 거래가 전면 중단된 비구이위안도 18.4% 폭락 마감했다. 이 여파로 항셍 지수는 1.6% 떨어졌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개발 업체 부실(공급)과 미미한 재고 소진(수요) 등 문제로 중국 부동산 경기의 유례없는 장기 침체가 우려된다”며 “이미 경착륙 국면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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