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만 올린 은행에 '횡재세' 때린 伊 총리 "책임은 내게, 또 하겠다"

김성식 기자 신기림 기자 2023. 8. 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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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국 시중은행에 수익의 40%에 달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올해 한시적으로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었다면서 또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오게티 장관이 이번 횡재세 논의에 충분히 참여했으며 금융시장에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내각 일부 구성원들에게 발표 내용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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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3대 일간지 공동 인터뷰…"은행이 예금자 이자 그대로 둬 왜곡 발생"
이자수익 최대 40% 징수, 시장 충격…시총 13조원 증발하자 상한선 마련
지난 5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탈리아 총리 조르 멜로니와 폴란드 총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가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23.07.05/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신기림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국 시중은행에 수익의 40%에 달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올해 한시적으로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었다면서 또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라 레푸블리카', '라스탐파'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시장 사정을 미리 알았으면 다르게 행동했을 거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횡재세는 그간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대마진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실적 잔치를 벌인 은행에 철퇴를 내린다는 취지였지만 발표 다음날 이탈리아 은행주가 최대 10%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멜로니 총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당연히 다시 하겠다. 이러한 결정은 내가 직접 내렸다"며 "민감한 문제이며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정의롭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은행은 대출 이자는 빠르게 인상했지만 예금자의 이자는 그대로 두어 왜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을 징벌하고 싶지는 않지만 (예대금리) 불균형이 계속됐다. ECB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이탈리아 정부는 내각회의에서 지난해 이자수익이 전년도의 일정 수준 이상을 초과하는 자국 시중은행을 상대로 이자수익의 최대 40%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횡재세는 2021년~2022년 사이 이자수익 증가분 중 5% 초과액 또는 2021년~2023년 이자수익 증가분 중 10% 초과액 가운데 더 큰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될 예정이다. 올해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납부 기한은 내년 6월까지다.

정부가 횡재세 부과 방침을 결정한 이유는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치솟는 반면 예금자에게 지급되는 이자율은 제자리걸음이란 불만이 커진 탓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제퍼리즈 계산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들이 금리 상승분의 평균 12%를 예금자에게 돌려줬는데 이는 유로지역의 2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발표에 8일 이탈리아 주요 은행 주가가 최대 10%까지 급락하고 멜로니 총리의 연정 파트너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이탈리아 재무부는 내각회의 발표 24시간 만에 횡재세 부과 한도를 은행 총자산의 0.1%로 제한하겠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재무부 발표 전까지 불과 하루 사이에 횡재세 논란으로 증발한 은행주 시가총액이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은행권 횡재세 도입 법안은 60일 안으로 의회를 통과해야 시행되는데 연정 파트너들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안카를로 지오게티 재무장관이 횡재세 발표 기자회견에 불참했으며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사전에 관련 내용을 보고받지 못해 크게 당황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오게티 장관이 이번 횡재세 논의에 충분히 참여했으며 금융시장에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내각 일부 구성원들에게 발표 내용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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