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이호진, 광복절 특사로 '경영 족쇄' 풀렸다…회장직 복귀 언제쯤

이성락 2023. 8.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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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사 명단 포함…경영 복귀 길 열린 이호진
건강 상태가 변수? 태광 "경영 복귀 정해진 건 없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사면·복권돼 취업제한에서 벗어났다. 지난 2012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그룹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만 태광그룹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호진 전 회장은 이날 0시를 기준으로 특별사면됐다. 앞서 정부가 전날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사면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정한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심의·의결했는데, 이호진 전 회장은 12명의 기업인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11년 회사 자산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로 구속기소됐다. 이듬해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비롯한 그룹 내 모든 직에서 물러난 이호진 전 회장은 2차 파기환송심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2019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21년 만기 출소했지만, 취업제한 규제 탓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었다.

재계에서는 이호진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운 시간을 놓고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투자 등 오너 결단이 필요한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함에 따라 태광그룹이 성장 정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태광그룹 입장에서 이번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사면·복권 결정은 지난 10년간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투자 추진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태광그룹은 10년간 제조·금융·서비스 부문에 약 1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함으로, 이제 강력한 오너 리더십을 바탕으로 투자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그간 태광그룹의 12조 원 투자 계획과 관련해 오너 리더십 부재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 사면에 대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태광그룹

새로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이 사면 명단에 포함되자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해 국민 여러분과 정부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재계는 조만간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사면 명단에 포함된 1941년생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비교해 그룹 경영 맡기에 아직 무리인 나이(1962년생)가 아닌 데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처럼 경영을 승계하며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지도 않았다. 이호진 전 회장의 아들 이현준 씨는 1994년생으로 아직 어리고, 현재 그룹 내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이 돌아온다면 이미지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진 전 회장은 비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뿐만 아니라 병보석 중 거주지와 병원을 이탈해 음주·흡연하는 모습이 공개돼 '황제보석'이라는 사회적 파문을 남기기도 했다.

일단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10년 넘게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이호진 전 회장 자신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예측할 수 없어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어떠한 절차를 거쳐 경영에 복귀할지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복귀 시기와 관련해 가장 큰 변수로는 '건강'이 꼽힌다. 앞서 간암 판정을 받은 이호진 전 회장의 현재 건강 상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간암 치료 과정에서 간의 30%가량을 절제했다. 건강 문제가 이어지고 있을 경우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법무부는 이호진 전 회장의 사면 이유에 대해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며 "이호진 전 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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