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서울시청 폭파"…테러 예고 日메일 또 국내 발송

이재명 협박범과 동일인물 추정…경찰 특공대 투입 수색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폭발물 탐지견과 함께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간은 8월15일 오후 3시34분"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전날 오후 국내 언론사 등에 발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뉴스]

15일 광복절에 서울시청을 폭파하겠다는 이메일이 일본 계정을 통해 또 국내로 발송돼 경찰이 추적 중이다.

경찰은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테러, 남산타워·국립중앙박물관 폭파 협박 등과 동일한 수법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4일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간은 8월15일 오후 3시 34분'이란 내용의 이메일이 전날 오후 서울시와 국내 언론사 등에 발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영어와 일본어·한국어가 뒤섞여 쓰인 이메일에는 '[중요] 서울시청 몇몇 장소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 특히 화장실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꼼꼼히 찾아야 할 것'이라고 쓰여 있다.

메일에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唐澤貴洋)의 이름으로 발송됐으며, 그가 속한 법률사무소 주소와 연락처가 적혀 있다.

경찰은 경찰 특공대와 경찰견을 서울시 청사 안팎에 투입해 폭발물을 수색했다. 서울시 본청은 물론 서소문청사·사업소·투자출연기관 업무공간 등도 확인하도록 했다. 테러가 예고된 광복절에는 직원들의 출근을 자제하도록 했다.

서울시청 테러 협박 메일은 언급된 내용·형식 등으로 미뤄볼 때 최근 두 차례 국내 발송된 협박 메일을 보낸 인물과 동일인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앞선 메일은 일본에 실존하는 법률사무소 명의, 세 번째는 일본 총무성 명의 계정으로 발송됐다. 일본에선 최근 변호사나 법률사무소 계정을 도용해 이메일을 보내는 수법의 피싱 범죄가 성행 중이다.

지난 7일에는 '이재명 대표를 8월9일 15시34분까지 살해하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발송됐다. 9일에는 같은 계정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대사관, 남산타워, 일본인 학교를 폭발시키겠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용의자 신원 확인과 신병 확보를 위해 일본 경시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밟고 있다.

가라사와 다카히로 변호사는 지난 9일 SNS에 이 대표 협박 메일 기사를 언급하며 "내 이름이 허락 없이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선 이런 종류의 범죄를 단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적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