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사망 교사, 개인번호로 전화 건 학부모 확인 못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초중고 교사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종각 일대에서 열린 안전한 교육환경을 위한 법 개정, 민원창구 일원화 및 악성 민원인 방지 방안 마련, 교사 생활지도권 보장,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책 마련 촉구집회에서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괴롭힘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2023.08.12.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학부모가 먼저 전화를 건 내역은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화내역 등을 살펴본 결과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직접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사망 동기, 과정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포착된 부분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고인의 개인번호로 수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혀왔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고인이 학교 측과 상담 중 "학부모가 여러번 전화해 놀랐고 소름끼쳤다"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경찰이 고인과 해당 학부모의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아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연필 사건 직후 이틀 가량 이들 사이 통화나 업무용 앱(애플리케이션) 대화 내역은 수회 파악됐다. 하지만 확인된 통화 내역은 고인이 먼저 학부모에게 건 전화였다.

경찰은 고인이 상담 과정에서 직접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만큼 부재중 통화 내역 등 관련 정황이 있는지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연필 사건 다음날 해당 학부모가 학교를 직접 방문한 사실은 확인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학부모 4명을 불러 조사를 마쳤지만 현재까지 입건된 학부모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 폭언 등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범죄 혐의로 볼 만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