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철창 문으로 탈출한 암사자 사살..."불법 사육 아냐"
사자 우리 5분 거리에 민가…주민들 "혼비백산"
환경부가 관리·점검…농장주 "불법 사육 아냐"
[앵커]
경북 고령에 있는 농장에서 키우던 암사자가 탈출하는 아찔한 소동이 있었습니다.
차로 5분 거리에 마을이 있어서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1시간 만에 사살되면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온통 철창으로 막힌 우리 안이 텅 비었습니다.
바닥에는 먹다 남은 고기가 나뒹굴고, 곳곳에 누런 털이 남았습니다.
이곳에 살던 암사자 1마리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아침 7시 20분쯤입니다.
관리인이 우리를 청소하려고 열었던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으면서 그 틈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우리를 탈출한 사자는 농장에서 불과 20m도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서 1시간 정도 만에 사살됐습니다.
주변 민가로 도망치거나 숨어버릴 우려에 마취보다는 사살을 택했습니다.
[김동환 / 고령군 엽우회장 : 이제 마취총을 쏴야 하는데, 그러면 또 이제 멀리 달아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고, 민가로 갈 수도 있으니까 사살을 하자. 이런 결론을 저희 엽사들이 확답받고 사살하게 됐습니다.]
사자가 탈출했다는 소식에 고령군은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황급히 대피했던 주민들은 아직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최석훈 / 경북 고령군 덕곡면 : 빨리 주민들 대피 좀 시켜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주민들한테 방송해서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하고…. 옛날에 키운다는 건 알았지만, 울타리 넘어 나왔다고 하니까 전부 다 놀라지.]
사살된 사자는 환경부가 등록해 관리하고 있었고, 지방환경청이 해마다 점검도 해왔습니다.
농장 주인은 1년 전 농장을 인수했는데 그때부터 사자가 있었고, 처리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키웠다고 말했습니다.
[A 씨 / 농장 주인 : (전 주인이) 그냥 있는 거니까, 처리가 안 되니까 키우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정리를 해보려고 했는데,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사자 사체는 고령군청에 인계됐고, 환경청은 사육 시설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또, 경찰은 농장주와 관리인 등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처벌할 근거가 있는지 법률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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