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묶인 ‘손’ 풀고…손쓸 방법 찾아라
‘완장’의 무게?…‘단짝’의 부재?
새 주장 중책 맡은 손흥민 첫 경기
왼쪽 측면에 머물며 활로 못 찾고
새 동료 매디슨과 호흡도 ‘삐걱’
현지 매체 경기력에 ‘물음표’ 던져
새 감독 전술 완성에도 시간 필요
토트넘(잉글랜드)의 새 주장 손흥민(31)과 새 사령탑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시즌 첫 경기에서 여러 과제를 남겼다. 정상 궤도로 올라서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13일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경기에서 전반에만 2골씩을 주고받은 끝에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에 선임된 직후 갖는 첫 공식 경기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토트넘의 상징이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나고 골키퍼 위고 요리스마저 이적이 유력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토트넘 새 주장으로 선임됐다. 한국 선수가 EPL에서 주장으로 나선 것은 2012~2013시즌 퀸스파크 레인저스에서 뛴 박지성에 이어 손흥민이 두 번째다.
주장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30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될 때까지 75분가량을 뛰었다.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양 풀백인 데스티니 우도기와 에메르송 로얄을 미드필더보다 높이 올릴 정도로 과감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손흥민과 다른 동료들의 호흡은 아쉬웠다. 손흥민은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가끔씩 중앙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왼쪽 풀백 우도기와 동선이 자주 겹쳤다. 이적 후 팀의 주축 플레이메이커가 된 제임스 매디슨과의 호흡도 썩 원활하지 않았다. 눈에 띄지 않는 패스를 몇 차례 주고받은 게 전부였다. 전반적으로 손흥민이 왼쪽 측면 쪽에만 머물러 공격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전반 26분 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다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브렌트퍼드 공격수 마티아스 옌센의 발을 걷어차는 파울을 범했고,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돼 1-1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에도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한 손흥민은 결국 공격 포인트 없이 교체됐다. 올 시즌 적지 않게 바뀐 동료와 전술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만 보여줬다. 영국 매체 ‘미러’는 “손흥민의 경기력이 잠시 하락한 시점일 뿐인지, 아니면 월드 클래스 기량을 더는 볼 수 없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도 더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스코틀랜드 셀틱에서처럼 공격 지향적인 축구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보이긴 했지만 전술의 세밀함,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데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라인을 크게 끌어올린 탓에 수비 뒷공간을 자주 내줘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나도 산만했고, 다른 사람들도 산만하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전반전이 끝나고 그 증거를 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1-2로 역전당하면 고개를 떨구기 쉬웠을 텐데 우리 선수들은 다시 경기를 시작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동점을 만든 것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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