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팔꿈치·무릎 부상 훌훌 털고 감격의 1승…444일 만에 ‘찐웃음’
36세 4개월 20일 ‘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 박찬호 넘어 새 역사
류현진(36·토론토)이 444일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1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토론토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해 5월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이다. 통산 76승(46패 1세이브)이자 올시즌 첫 승.
지난해 6월 야구인생을 건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하며 빅리그 복귀를 준비해온 류현진은 지난 2일 볼티모어를 상대로 등판했다. 복귀전에서는 5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했지만 8일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4회까지 안타를 맞지 않고 볼넷 1개만 주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4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 타구에 무릎을 맞았지만 돌발 부상마저 이겨내고 이날 다시 마운드에 올라 의지의 승리를 거뒀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36세 4개월 20일에 메이저리그 통산 76승째를 달성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최고령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2009년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35세 10개월 13일에 선발승을 올린 기록을 넘어섰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 뒤 “(부상 전) 보여줬던 모습을 복귀 후 3경기에서 다시 보여줬다. 그 나이에 결코 쉽지 않은데 류현진에게는 쉬운 것 같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91.1마일), 평균 구속은 142㎞(88.4마일)로 앞선 2경기와 비슷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특유의 제구를 찾아가고 있다. 클리블랜드전에서 주 무기 체인지업이 살아나면서 쾌투했던 류현진은 이날도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선보이며 삼진 3개를 잡아냈다.
실점은 1회에 나왔다. 내야 실책이 빌미가 됐지만 류현진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1사후 니코 호너에게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줘 첫 출루를 허용한 류현진은 1루수 브랜던 벨트의 포구 실책으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컵스 최강타자 코디 벨린저를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했으나 댄스비 스완슨에게 몸 쪽 낮은 직구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고 2타점을 줬다. 이 2점은 실책 이후 나와서 류현진의 자책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이어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우익수플라이로 잡아 첫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완벽하게 안정된 투구를 지속했다. 1회에만 31개를 던졌으나 이후 5회까지는 4이닝을 55개로 막아냈다.
토론토 타선은 홈런 한 방에 전세를 뒤집었다. 0-2로 뒤지던 2회말 무사 1·2루에서 돌턴 바쇼가 우월 3점 홈런으로 3-2 역전시킨 뒤 2사 1·2루에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좌전 적시타와 조지 스프링어의 우전 적시타가 잇달아 터져 토론토는 5-2로 앞섰다. 류현진은 8-2까지 앞선 채 6회초 불펜에 공을 넘겼고 승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지난 경기부터 모든 구종의 제구가 예전처럼 잘됐다. 내가 원하는 지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한 번도 재활훈련을 멈춘 적이 없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고 지금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