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찾은 고려인 동포…“독립된 조국, 우린 한민족”
[KBS 전주] [앵커]
광복절을 앞두고 고려인 동포들이 전북을 찾았습니다.
전주와 남원 곳곳 항일의 역사를 살핀 이들은, 독립된 조국을 향한 자부심을 나눴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맨 앞줄에 서서 당차게 태극기를 흔드는 11살 소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거쳐 2년 전 한국에 온 막심입니다.
말은 아직 서툴지만 역사와 문화를 아끼는 소년에게 고국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김막심/카자흐스탄 : "태극기는 평화를 상징해요. 더워서 힘들긴 했지만 우리 민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를 들었어요."]
일제의 착취로 러시아로 떠난 뒤,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는 이중의 고초를 겪은 고려인들.
인천의 고려인 정착촌 '함박마을'에 모여 사는 강제 이주 3세와 4세 후손 20여 명이 전북을 찾았습니다.
독립군과 임시정부에 아낌없이 자금을 대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장현식 고택을 둘러보고, 단식과 격문으로 유생의 저항을 북돋우며 한벽당과 주변 땅을 지켜낸 금재 최병심의 삶을 엿봅니다.
[방타찌아나/우즈베키스탄 : "이제 광복절이 어떤 날인지 명확히 알아요. 단순한 명절이나 휴일이 아니란 걸요. 우리 선조의 성공과 고된 역사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세대를 거듭하며 감내해야 했던 차별과 역경.
뿌리를 찾아 할아버지 나라에 터 잡은 후손들은 단단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고국의 말과 역사를 탐구합니다.
[차인호/원고려인문화원장 : "(고려인 조상들은) 독립 위해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후손인 우리는 애국애족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와서. 아이들이 참된 인재이자 참된 애국자가 되도록…."]
'함박마을'에 정착한 고려인 인구만 7천여 명.
먼저 손 내민 시민들은 비극적 역사가 빚은 이별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켜온 동포들을 국가와 사회가 나서 보듬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현근/한민족문화공동체후원회장 : "이 땅에 거주하고 선대 땅에 살려고 온 사람들입니다. 어떻게든 기회를 줘서 이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줘야 할…."]
어느덧 일흔여덟 해를 맞이한 광복.
이역만리 타국에서 동포들이 느꼈을 독립의 감동이 우리 곁에 함께합니다.
["대한독립 만세!"]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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