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없는 날’도 배송…‘쿠팡 택배기사’도 쉬고 싶다

배지현 2023. 8. 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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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배달하는 사람.

누구나 이 셋 중 하나에 해당할 겁니다.

바로 택배 얘긴데요.

오늘(14일)은 배달이 안 되더라도 조금씩 배려하자는 취지로 정한 '택배 없는 날'이었습니다.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1년에 하루를 휴일로 지정한 건데, 하지만 오늘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했던 배달 노동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택배 노동자 송재웅 씨가 화물칸에 가득한 택배를 나릅니다.

[송재웅/택배 노동자 : "전체 물량은 아직 모르긴 한데. 1회전(오전 물량)은 일단 한 170개 정도 나왔습니다."]

점심도 거른 채 두 시간 동안 아파트 세 단지를 돕니다.

택배 없는 날인데도 이렇게 일을 하는 이유, 송씨에게 일감을 주는 쿠팡은 휴무에 동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송재웅/택배 노동자 : "택배 없는 날도 저희 택배기사를 위한 날 아닙니까? 그러면 CJ나 한진, 롯데처럼 우리들도 같이 형평성을 맞춰 가자."]

쿠팡은 우선 불참사유로 '정부와 택배사 간 합의 당시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내세웁니다.

또 쿠팡 자회사가 고용한 정직원은 언제든 연차 사용이 가능하고, 송씨 처럼 대리점 계약을 통해 일하는 특수고용직 택배 노동자들 역시 대체 근로자에게 일을 맡기고 언제든 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노조의 실태조사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은 올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배송 수행률이 떨어질까봐', 또 '대체배송 인력을 못구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쉴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일감이나 수입감소를 감내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진경호/택배노조 위원장/지난달 26일 : "쉬고자 만들었던 택배 없는 날이 쿠팡 택배노동자들에게는 폭주하는 물량을 쳐내야만 하는 죽음의 날로 기록될 수도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쿠팡은 실질적으로 휴무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개별 대리점 경영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마켓컬리나 SSG, 편의점 택배 등도 휴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휴무에 동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김재현/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채상우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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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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