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나간다”…가석방 없는 무기형, 오늘부터 입법예고

[앵커]

최근 무차별 흉기난동을 저지른 강력 범죄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만들겠다면서 오늘(14일)부터 형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들어갔습니다.

국민들 의견을 듣는 이 기간, 고민이 필요한 쟁점이 뭔지 김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최원종의 범행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족은 가석방 없는 엄벌을 호소했습니다.

[분당 백화점 흉기난동 피해자 유가족 : "가석방, 감형 이런 걸로 인해서 이런 범죄자들이 다시 돌아다니면… 처음부터 강하게 메시지를 줘서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폭행 신고를 당한 후, 피해자의 어머니를 살해한 이석준.

보복 범죄 피해자인 유족들은 이석준의 가석방 가능성에 실제로 신변의 위협을 느낍니다.

['이석준 사건' 피해자 유가족/음성변조 : "이석준이 가석방을 받아서 나오게 되면 해코지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과연 누가 지켜줄까?"]

현행 법은 무기징역형도 수감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석방된 무기수가 119명에 이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자리잡으면서,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하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법무부가 이번에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도입하겠다며 입법예고에 나섰습니다.

오늘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여론 수렴을 거친 후, 입법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흉악범에 대한 엄벌주의에는 대체로 찬성 여론이 높은 편이어서, 이 기간 짚어봐야 할 건 전문가들의 신중론입니다.

교정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의 재범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데, 굳이 미국식 종신형을 도입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대근/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교도소에서) 바르게 생활한다든지 노력 자체를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정 관리 어려움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절대적 종신형은 사형과 다를 바 없어 헌법에 위배된다는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지적 역시, 고민해봐야 할 쟁점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최하운/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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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