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우려를 종식시켰다…해외 투어의 시작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4세대 K팝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의 첫 단독 투어를 직관했다. 약간의 우려를 가지고 공연을 보러갔는데, 예상보다 훨씬 짜임새가 좋았다. 데뷔한 지 1년 3개월밖에 안된 팀임을 감안하면 팀워크가 훌륭했다.
기존에 가졌던 우려는 대충 이런 것이었다. 걸그룹은 블랙핑크와 (여자)아이들 등 걸크러시파와 뉴진스, 피프티 피프티 같은 몽글몽글파가 있다. 이 양자 스타일로 분류한다면 르세라핌은 전자로 볼 수 있지만 순수귀염 면모도 가지고 있는 등 기존 걸크러시와는 차별화돼 있다. 또한 그 차별화를 위해 과도한 콘셉트, 복잡한 세계관, 작위적인 주체성 주장 등으로 흐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겼다.
하지만 지난 12~1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23 LE SSERAFIM TOUR ‘FLAME RISES’(이하 ‘FLAME RISES’) IN SEOUL〉을 개최한 르세라핌은 과잉으로 흐르지 않았다. 세계관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다. 노래와 퍼포먼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잘 굴러가고 있었다.그래서 “르세라핌만의 길을 가겠다”는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멘트 배분은 완벽하지 않았다. 리더인 김채원만 말을 조금 많이 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멘트를 절제해야 하는데, 5명의 멤버가 전부 ‘N분의 1’의 멘트를 날리는 바람에 토크가 늘어졌다. 멤버들이 팬덤인 ‘피어나’에 대한 애정과 감사 멘트를 줄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발레를 해온 카즈하가 퍼포먼스 중간중간 다리를 드는 발레 동작들을 취했는데, 한동작으로 끊지 말고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면 한다. 그것이 르세라핌만이 가진 차별적 퍼포먼스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콘서트에는 ‘The World Is My Oyster’와 함께 등장해 무대 위에서 관객을 본채 뒤로 떨어지는 백드롭 퍼포먼스를 선보여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데뷔곡 ‘FEARLESS’로 열기를 이었다.
두려움이 없는 팀의 정체성을 녹인 오프닝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멤버들은 “저희만의 색이 가득 담긴 공연을 준비했다. ‘역시 르세라핌은 실제로 봐야한다’라는 평을 듣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The Great Mermaid’, ‘The Hydra’ 등 20인의 댄서와 함께한 메가 크루 퍼포먼스는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ANTIFRAGILE’(안티프래자일),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UNFORGIVEN (feat. Nile Rodgers)’ 등 히트곡 무대가 연달아 펼쳐지자 공연장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르세라핌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과 팬들과의 소통도 돋보였다. 멤버들은 청량한 매력의 ‘Blue Flame’, 몽환적인 분위기의 ‘Impurities’, 록 스타 면모를 보여준 ‘No Celestial’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였다. ‘Sour Grapes’, ‘Good Parts (When the quality is bad but I am) 등에서는 팬들과 눈을 맞추고 객석 사이를 누비는 등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했다. 이들은 신곡 ‘We got so much’를 최초 공개하며 팬들에게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앵콜곡은 록발라드 풍의 팬송 ‘피어나(Between you, me and the lamppost)’를 시작으로 ‘No-Return (Into the unknown)’, ‘Fire in the belly’ 등 3곡이었다. 특히 퍼포먼스를 최초 공개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Fire in the belly’는 라틴풍 선율과 신나는 안무가 어우러져 축제 분위기를 완성했다. 퍼포먼스로 시작해 퍼포먼스로 끝을 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앵콜은 ‘르세라핌스러움’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고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하며 마지막까지 여운을 즐겼다.
르세라핌은 “첫 투어인 만큼 ‘피어나(FEARNOT, 팬덤명)’와 함께라면 더 멀리, 더 높이 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었다. 데뷔한지 1년 조금 넘었는데 많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팬분들 덕분이다. 저희가 춤추고 노래하는 원동력은 ‘피어나’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두려움도 있었는데 여러분이 용기를 주셨다. 곧 르세라핌의 첫 해외 투어가 시작될 텐데 멀리 있어도 마음은 함께 있다고 생각하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FLAME RISES’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르세라핌은 나고야(8월 23~24일), 도쿄(8월 30~31일), 오사카(9월 6~7일), 홍콩(9월 30일~10월 1일), 자카르타(10월 3일), 방콕(10월 7~8일) 등 총 7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친다.
wp@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대통령, 부친 임종 지켜…“사흘간 가족장, 조화·조문 사양” [종합]
- "최선이었나요"…한승연, 암사자 '사순이'의 죽음에 슬픔 전해
- “6천원짜리 후시딘을 1만5천원에 팔아?” 믿었던 공공병원의 ‘배신’
- “아줌마 말 똑바로 해” 시어머니에게 욕설하고 리모컨 던진 30대 며느리
- 삼성·아이폰 다 싫어?…“아직도 LG 쓰는 사람 이렇게 많다니”
- [영상] “문 안 열면 너도 못 가” 버스 앞 가로막은 여성, 결국엔…
- 아이브 안유진, 폭죽 연기 고통에도 무대 이어가…안전 문제 도마에
- 연례행사인가?…광복절에 또 나타났다 ‘오토바이 폭주족’
- 4세대 K-팝 걸그룹, 美 빌보드 장기흥행…뉴진스, 역주행 시작
- 잼버리 공연에 망가진 10억 잔디 어떡하나…문체부 “복구 비용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