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차가 짐차?…스카우트 대원 짐 실어 나른 119 구급대

곽동화 2023. 8. 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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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갖가지 부침 속에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끝났지만 책임을 둘러싼 논란과 구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틀 전, 집에 돌아가기 위해 머물던 숙소를 떠나는 대원들의 짐을 119 구급대가 실어다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곽동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베트남 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물렀던 한 대학 기숙사 앞입니다.

소방대원이 귀국길에 오르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짐을 구급차에 차곡차곡 싣습니다.

짐으로 가득 찬 구급차를 몰고 어디론가 갔다 금새 돌아와 다른 짐을 실어 옮기길 반복합니다.

한 주민이 사진으로 찍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하면서 119 구급대원을 짐꾼으로 썼다고 개탄했고 비슷한 댓글이 수백 개 달렸습니다.

[○○대학 학생/음성변조 : "구급차는 응급상황에서 사용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짐을 나르는 데 사용한 것은 잘못된 사용이 아닌가..."]

대전소방본부는 좁은 도로로 이동하는 게 위험해 보여 현장에 있던 행안부 직원의 요청에 따라 구급차로 짐을 옮겨줬다고 해명했습니다.

소방 측의 해명대로 이곳이 얼마나 좁고 걷기 어려운 길인지 직접 짐가방을 메고 걸으면서 얼마나 걸리는 지 시간도 측정해보겠습니다.

학교 앞까지 160m, 1분 40초 가량 걸렸습니다.

대전의 경우 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물렀던 8일부터 12일까지, 6개 숙소별로 구급차 한 대씩, 구급 대원도 세 명씩 배치돼 근접 대기했습니다.

이중 일부는 태풍 '카눈' 비상 근무에도 빠지면서, 나머지 구급차 32대가 하루에 10번 넘게 출동해야 했습니다.

[정재문/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대전위원장 : "법률에 정해진 것을 무시하고, 이삿짐센터처럼 짐을 옮긴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시민은 소방 지휘 책임자를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무분별하게 119 구급차를 동원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재발방지를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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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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