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강신업 나오면 김건희 여사 소환”…출마 막았다
‘건희사랑’ 출신 강신업 겨냥
지인에게 전화로 자제 종용
예비경선 못 나가고 컷오프
‘안철수 비방’ 논란도 재조명
‘정당 민주주의에 역행’ 비판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강신업 변호사(왼쪽 사진)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오른쪽)으로부터 출마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14일 주장했다.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재차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당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비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강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강 수석이 내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강신업이를 나오지 않게 해달라. 위에서 걱정하신다’고 했다고 들었다”며 “김건희 여사의 측근이니 뭐니 이렇게 강신업이가 나오면 김건희 여사가 소환되고 그렇게 되면 마이너스가 된다는 논리를 펴는 과정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냈다.
앞서 강 변호사는 지난 3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지난 2월 예비경선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컷오프(탈락)됐다. 당시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강 수석이 지난 1월 강 변호사 지인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강 수석은 강 변호사 지인 A씨에게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왜냐하면, 전선이 지금 이렇게 V가. 이번에는 당 대표 최고위원이고 V가 그림을 그려서 총선을 내년에 V 얼굴로 치러야 되잖아요”라고 했다. V는 대통령을 뜻하는 VIP의 약어다.
강 수석은 “강신업 변호사도 그렇고, 저쪽에도 그렇고, 다 이렇게 우파 지지단체가 나오면 굉장히 혼탁스럽다”며 “질서가 안 잡히는 것 같아서 이거를 좀 꼭 강신업 변호사한테, 나중에 다른 기회를 찾아야 되고, 간곡히 A씨가 이거는 좀 책임지고 한번 좀 부탁해봐”라고 했다.
강 수석은 또 “구설수가 나지” “그러면 여사님이 다시 소환돼 가지고” “출판기념회에서 말미에 ‘우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 그냥 나는 여기서 딱 이 에너지를 다 그냥 윤석열 성공을 위해서 모으겠다’ 이렇게 딱 선언해버리면 되지” “그러려면(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면) 여기 그래도 용산하고 크게 방향이 같아야지”라고 말했다.
강 수석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3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이 속한 복수의 수십명 규모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홍보물을 지속적으로 올린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안 의원은 지난 3월 강 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강 수석이 특정 인사에 대해 출마 자제를 언급하고 요청한 것은 정당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실이 당무에 직접 개입하면 정당의 자율권이 훼손되고, 입법부 차원의 행정부 견제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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